
[웹이코노미 김영섭 기자] “능력도 없는 (주거복지) 애들이 모회사로 가고...” “LH노조가 의뢰해서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조직 개편 공청회에서 나온 김형석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관 ‘갑질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LH노조는 토지정책관 명예훼손 혐의 고발과 함께 '국토부 갑질'에 대한 국민청원까지도 검토중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23일 LH노조(위원장 이광조·장창우)에 따르면 김형석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지난 20일 조응천‧이헌승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제2차 LH조직개편 공청회에 참석, 실시간 유튜브 시청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문제성 발언을 한 것으로 지적됐다.
답변 과정 중 김형석 토지정책관은 LH 직원들을 대상으로 “그럼 뭐 능력도 없는 (주거복지) 애들이 모회사로 가고”, “상위직을 죽일 겁니다” 등의 발언을 하며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직원을 대하는 인식 수준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고 노조 측은 밝혔다.
또 김형석 토지정책관은 “전문가 의견의 80% 이상이 LH 분리를 반대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LH 노조가 의뢰해서 나온 결과이니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마치 'LH노조가 전문가들을 포섭해서 결과를 조작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노조는 문제를 제기했다.
LH 노조는 국토부 토지정책관의 막말 논란에 대해 “우리 직원들을 ‘능력도 없는 애들’이라고 표현하고, 전문가 집단이 노조에 포섭되어 LH 조직분리 반대 의견을 냈다는 식의 발언은 그 동안 국민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밤낮없이 일한 직원들과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을 폄훼하고 모독하는 발언”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나아가 “토지정책관 명예훼손 고발 및 국토부 갑질에 대한 국민청원까지도 검토중”이라며 강한 대응을 예고했다.
노조 측은 “국토부의 갑질 논란은 한 두번이 아니다”며 “지난 5월, GTX-D 대책을 묻는 김포시민에게 국토부 주무관이 ‘공청회는 안 해도 되는 건데 립서비스로 해드린 거에요’라며 조롱성 막말을 했고, 문제가 불거지자 국토부가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국토부 공무원들의 막말 논란이 멈추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 측은 또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내부에서 ‘주말 밤낮없이 카톡, 전화, 메일 등으로 업무지시를 하는 것은 일상이고, 도를 넘어서는 갑질 마인드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는 반응이 나온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고 ‘국토부 갑질’을 지적했다.
이번 2차 공청회에서 국토부는 지난 1차 공청회에 이어 LH 조직을 “주거복지 부문을 모(母) 법인으로, 토지주택 개발 부문을 자(子) 법인으로 수직 분리”하는 개편안을 동일하게 내놨다.
여·야 국회의원을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은 지난 공청회와 마찬가지로 LH 조직분리 구상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여론 무마용 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다시 한 번 쏟아냈다.
이와 관련, 노조 관계자는 “국토부가 지속적으로 LH 조직 분리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고속철도를 두 개로 쪼개놓고, 국토부 관료들이 줄줄이 사장으로 간 것처럼 본인들의 자리를 늘리기 위해 조직 쪼개기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며 국토부 제밥그릇 챙기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코레일에서 분리된 수서발 고속철도 SR과 인천공항철도의 경우, 이승호 전 국토부 교통물류실장과 김한영 전 국토부 교통정책실장이 사장으로 취임하는 등 조직을 쪼개서 국토부 관료들이 이익을 보고 있는 사례가 있다”며 “ LH통합이후 임명된 LH사장 또한 4명 중 2명이 국토부 출신으로 국토부 제밥그릇 챙기기 주장에 무게감이 실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