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우리는 여러 이유로 동사무소나 주민자치센터, 구청 등 각종 공공기관을 찾는다. 이 때마다 민원 서식의 어려운 용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공문서를 포함한 공공언어는 '공공기관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 (사)국어문화원연합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어려운 공공언어로 인해 우리 국민이 치러야 하는 '시간 비용'을 계산해 봤더니 2021년 기준 연간 1952억원이란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2010년 연간 170억원에 비해 무려 11.5배 늘어난 것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웹이코노미는 '공공언어 바로 쓰기'를 주제로 시리즈 특집기사를 기획, 정부의 쉬운 우리말 쓰기 캠페인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영어는 전체 명칭을 로마자로 쓰고, 속성을 나타내는 후부 요소를 덧붙여 쓰고 있어. 중국어는 한자어가 있는 경우 간체자로 표기하고, 일본어는 우리말 소리를 그대로 가타카나로 표기하고 괄호 안에 의미역을 덧붙여서 써."
자연 지명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는 어떻게 할까. 국립국어원이 2021년 4월 발간한 '(개정)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안내서'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훈령으로 '공공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에 언어권별 세부 번역 및 표기 규칙을 두고 있고, 국립국어원은 지침에 따라 공공용어의 영어, 중국어, 일본어 표준 번역안을 마련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하철 역명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도 영어는 로마자로, 중국어는 간체자로, 일본어는 가타카나로 표기해 놓은 것을 매일 접할 수 있다.
자연 지명이 아닌 인공 지명은 어떻게 표기할까. 국립국어원 안내서는 "인공 지명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는, 영어는 전부 요소를 로마자로 표기하고 후부 요소는 번역해. 중국어는 의미역해서 간체자로 표기하고, 일본어는 전부 요소는 우리말 소리를 그대로 카타가나로 표기한 후, 괄호 안에 의미역을 덧붙이고, 후부 요소는 번역하고 있어"라고 설명한다.
또 안내서는 음식명과 관련, 한국의 음식명을 제대로 번역하기 위해 음식의 재료, 조리법 등을 살려 각 언어로 번역한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순댓국처럼 용어의 의미를 살려서 번역했을 때 외국인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음식명과 '김치', '떡', '만두' 등과 같이 한국 고유문화와 관계된 음식명은 한국어 발음을 최대한 살려 표기할 수 있게 했다.
이와 관련, 서울교통공사는 현재 시범 운용되고 있는 2호선 강남역(장난)과 3호선 양재역(량차이)의 중국어 안내방송에 대하여 올 8월부터 고유명사(강남, 양재)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남역과 양재역의 중국어 안내방송은 2016년 신분당선 개통에 맞춰 중국 관광객 활성화를 위해 현재까지 시범 송출되고 있다. 우리말 고유명사로 방송되는 대부분 역사와 달리 2개 역사만 중국어 원음으로 송출됨에 따라 혼란이 제기됐다.
현재 지하철 내 안내방송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언어인 영어를 기본으로 외국인 이용 빈도가 높은 1~4호선 환승역 및 종착역 등에서 중국어 및 일본어로 안내방송이 송출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지하철 역명은 해당 국가의 고유명사로 발음하여 송출하는 것이 관례이다. 이에 따라 공사는 시범운영 중이던 강남역과 양재역의 중국어 안내방송을 우리말 원음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공공 용어의 외국어 표준 번역안 제공 외에도 공공 기관이 요청하는 공공 용어 번역안도 감수해 주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이 궁금하면 공공언어 통합 지원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