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신경철 기자] 검찰이 병보석 기간 중 술·담배를 하는 등 이른바 ‘황제보석’ 논란에 휩싸인 이호진 전(前) 태광그룹 회장의 보석 취소를 검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검은 전날 이 전 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6부(오영준 부장판사)에 ‘보석 취소 검토 요청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최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드러난 이 전 회장의 건강 상태를 봤을 때 보석을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취소 검토 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전 회장은 흡연·음주를 하고 거주지와 병원 이외 장소에 출입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보석 조건 위반 의혹을 받았다. 과거 보석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허위진단서를 제출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전 회장은 회사자금 500억여원을 횡령하고 주식과 골프연습장 등을 싼 가격에 사들여 회사에 900여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지난 2011년 1월 구속기소 됐다. 하지만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 등을 이유로 그해 4월부터 구속집행이 정지돼 현재까지 7년 8개월째 풀려나 있는 상태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보고 징역 4년 6개월에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 역시 1심과 같이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반면 대법원은 이 전 회장의 횡령액을 다시 산정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의 환송 후 서울고법은 3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달 금융회사의 최대주주 중 최다출자자 1인의 경우 조세포탈 혐의를 다른 죄와 분리해 심리·선고했어야 한다는 이 전 회장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다시 재판하라고 파기환송했다.
서울고법은 검찰의 보석 취소 의견서가 제출된 만큼 이 전 회장의 건강 상태 등을 검토해 취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회장의 파기환송심 첫 재판은 다음달 12일 오전에 열린다.
신경철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