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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고 배우는 한글 상식 (17)] ‘뒤쳐질까 봐 불안’하면 일단 ‘뒤처질까 봐’로 맞춤법부터 고쳐보자

[편집자 주] 올바른 한글 표현, 표준어 알리기와 신종 '외계어'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일이 시급하다. 한국어 사전 빼고는 이제 올바르지 못한 한글 표현, 은어, 외계어 등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자꾸만 세상은 디지털화하고 복잡 다양해진다. 아날로그가 그리운 시점이다. 신종 외계어로부터 오롯이 한글을 지켜내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상대를 무찌르는 데 문제 없듯이,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움직임과 한글을 지켜내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우리는 해야 한다. 이에 웹이코노미는 '마음을 비우고 배우는 한글 상식' 문패 하의 다양하고도 재미 있는 기사로 동참하고자 한다.

 

 

[웹이코노미 이현림 기자] ‘뒤처지다’와 ‘뒤쳐지다’는 가장 헷갈리는 맞춤법 중 하나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장 많은 취준생이 틀린 맞춤법이 ‘뒤처지다’와 ‘뒤쳐지다’의 구분이었다고 한다. 무엇이 맞는 표현일까? 놀랍게도 ‘뒤처지다’와 ‘뒤쳐지다’는 모두 맞는 표현이다. 서로 다른 뜻을 지닌 말이기 때문에 맥락에 따라 옳은 표현을 골라 쓰면 된다.

 

‘뒤쳐지다’는 ‘물건이 뒤집혀서 젖혀지다’를 의미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현수막이 뒤집어 젖혀진 모양을 표현할 때는 ‘뒤처지다’가 아닌 ‘뒤쳐지다’가 맞다. ‘바람에 현수막이 뒤쳐지다’가 옳은 문장. 반면에 ‘뒤처지다’는 ‘어떤 수준이나 대열에 들지 못하고 뒤로 처지거나 남게 된다’의 의미를 가졌다. 예를 들어 ‘성적이 남들보다 뒤처지다’가 맞는 표현이다. 

 

‘뒤처지다’와 ‘뒤쳐지다’ 맞춤법은 생각보다 간단하고 명료해 검색하면 금방 해결된다.

 

그런데 검색 내용 중 기자의 눈을 붙잡는 내용도 많았다. ‘뒤처질까 봐 불안해요’라고 하는 심리 상담 관련 내용이었다. ‘뒤처질까 불안’한 사람들에게 기사 말미에 시 한 편을 선물하고자 한다. 시를 읽고 나면 ‘뒤처지다’의 용례가 가슴 깊이 남아 맞춤법 실력이 향상되는 건 덤이다. 라이너 쿤체 시인의 ‘뒤처진 새’라는 시다.

 

"철새 떼가, 남쪽에서 날아오며

도나우 강을 가로지를 때면, 나는 기다린다

뒤처진 새를

 

그게 어떤 건지, 내가 안다

남들과 발맞출 수 없다는 것

 

어릴 적부터 내가 안다

 

뒤처진 새가 머리 위로 날아 떠나면

나는 그에게 내 힘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