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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국제적 망신살’…왜 IOC 위원 출마 ‘무모한 도전’ 했나

서 회장, 스포츠 분야 활동 전무…이동섭 의원 “IOC 위원들 당혹·비웃기까지”

 

[웹이코노미=신경철 기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개인자격’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출마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스포츠계는 물론 국제스포츠분야에서도 활동이 전혀 없는 서 회장의 출마를 두고 몇몇 IOC 위원들은 당혹스러워 하고, 심지어 비웃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우리나라가 국제적 망신을 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9일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에 따르면 정부 고위관계자는 오는 10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제133차 IOC 총회에서 새 한국인 IOC 위원을 선출하기 위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을 추천했다.

 

하지만 IOC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0일 9명의 IOC 후보를 선출했으나 이 중 한국인은 없었다. 새로 선출된 위원 후보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10월 IOC 총회에서 새 IOC 위원으로 임명된다.

 

서 회장 출마를 두고 쳬육계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IOC 위원은 돈이 많거나 정권의 실세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고 되는 것은 아니며 국제적으로 체육에 기여한 바가 있거나 최소한 자국 내에서라도 관련 활동을 해야한다”며 “서 회장은 관련 활동이 전혀 없다. 정부의 서 회장 추천은 사실상 후보 선출을 포기하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지난 27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서경배 회장을 IOC 위원으로 추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서 회장이 ‘셀프 추천’을 통해 IOC 위원 후보로 출마했다는 의미다.

 

IOC위원의 정원은 총 115명이다. 개인 자격 70명, IF 자격 15명, NOC 자격 15명, 선수위원 15명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와병을 이유로 IOC 위원직을 사퇴함에 따라 우리나라 IOC 위원은 유승민 선수위원 뿐이다.

 

IOC 위원이 되는 방법은 개인 자격 출마,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추천, 국제경기연맹(IF)의 추천, IOC 선수위원 출마 등 4가지다. 과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문대성 문대성 전(前) 새누리당 의원은 각각 개인 자격과 선수 위원으로 출마해 IOC 위원에 선출된 바 있다.

 

현재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 대표 자격으로 IOC에 입후보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조정원 WTF 총재 또한 지난 2015년 국제경기단체 대표 자격으로 후보 신청을 했다. 서 회장의 개인자격 후보 신청을 포함하면 현재까지 3명이 IOC 위원에 도전한 것이다.

 

이동섭 의원실과 본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스포츠계와 교류가 거의 없는 서 회장이 IOC 위원직에 뜻을 품은 이유는 본인의 의사와 정부 고위관계자의 권유 때문으로 보인다. 서 회장의 욕심과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 약속이 없다면 ‘스포츠계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IOC 위원직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초 서 회장 외에 다른 인물 2명을 추천했지만 다들 고사하자 서 회장을 미는 방안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회장은 IOC 위원 출마를 위해 지난 6월 스위스 로잔을 방문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났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서 회장 본인은 물론 이를 방조하거나 또는 묵인한 문체부도 비판여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동섭 의원은 “(정부가) 서경배 회장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체육을 총괄하는 대한체육회와는 전혀 교감이 없었다”며 “IOC 위원은 국제 스포츠를 움직이는 아주 중요한 자리인데 정부가 스포츠를 정치권력에 따라 움직이는 자리로만 보고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측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회장의 사적인 부분은 알 수가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 번 IOC 후보로 등록되면 내년에도 IOC 위원 지원자격이 생겨 서 회장이 후보에서 자진 사퇴하지 않는 한 논란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신경철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