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연예인들의 외모를 칭찬할 때 ‘어느 각도에서 봐도 완벽하다’는 말을 쓴다. 특정한 각도나 관점에서만 잘 보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나 관점에서도 뚜렷하고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최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은 메타표면을 사용해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다기능 홀로그램을 구현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POSTECH 기계공학과 · 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주훈 씨 연구팀이 사람이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이미지의 홀로그램을 구현하는 메타표면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나노 연구와 응용 분야 국제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최근 게재됐다.
같은 사물이라도 보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이를 홀로그램 기술에 적용하면 보는 각도마다 다른 이미지를 구현해 영화처럼 생생한 3D 홀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각도에 따른 빛의 분산을 제어하기 어려워 이러한 나노 광학 분야 응용에 어려움이 많다.
연구팀은 빛의 특성을 자유롭게 제어하는 인공 나노 구조체인 메타표면으로 이를 해결했다. 메타표면은 두께가 머리카락의 100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얇고 가벼워 가상 · 증강현실 기기 등 소형화가 필요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잠재력이 크다. 연구팀은 메타표면을 사용해 빛이 특정 각도에서 하나의 위상 정보만을 나타내도록 함으로써 입사각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구현하도록 설계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의 메타표면은 좌원편광에 대해 +35˚와 –35˚ 각도에서 서로 다른 3D 홀로그램 이미지를 생성했다. 하나의 메타표면으로 특정 편광에 따라 입사광에 대해 서로 다른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 연구팀이 구현한 홀로그램은 시야각이 70도(±35도)로 매우 크기 때문에 여러 방향에서 사람들이 입체적인 홀로그램을 볼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노준석 교수는 “다양한 각도에서 효과적인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며, “가상 · 증강현실 디스플레이와 암호화된 이미징, 정보 저장과 응용 분야에서 기술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POSCO 산학연 융합연구소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아 사업, 산업통상자원부의 알키미스트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