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 박진 기자] 중국 호구(Hukou) 제도는 중국에만 있는 독특한 호적제도다. 중국의 거대한 인구가 특정 지역이나 도시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한하는 제도다. 자신의 호구 지역을 떠난 농민공은 특정 도시의 해당 지역의 공공 서비스, 즉 교육·의료·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명목상으로는 특정 지역이나 도시로 인구가 밀집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도시주민과 농촌 주민 간의 괴리를 확대시켜 산업화에 이용된 측면도 적지 않았다. 도시에서는 저렴한 노동력이 필요했지만, 기업과 정부 차원에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호구제도를 통해 도시 기업과 정부는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문제는 중국 산업화의 중요한 동력이었던 도시화 속도도 주춤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도시화율을 나타내는 인구 대비 도시 인구 비중은 60%에 접근(59.6%, 2018년)했다. 그러나 중국 도시 인구 증가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률을 계속 유지하고, 산업 고도화를 하기 위해서는 도시화율을 끌어 올려야 한다. 그동안 착취당했던 농민공들을 중산층으로 전환시켜 소비계층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생겼다.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수년 전부터 호구 제도를 개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호구 제도 규제를 이미 수년 전부터 완화하고 있었다. 중국 정부는 인구 100만명 미만 중소형 도시들에 대해서는 호구 제도 규제를 완화했다.
이번 호구 제도 개혁에서 달라진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인구 100~300만명 규모의 도시에서는 호구 제도 규제를 완전히 철폐한다는 점이다. 인구 300~500만명 규모의 도시는 호구 제도 규제를 유지하되, 새로운 이주민인 대학생 등 특정 연령 및 계층에게는 호구 제도 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두번째로 달라진 점은 단순히 호구 제도 규제를 완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도시 거주민들에 대한 공공서비스를 확대하고 도시 인프라를 개발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호적 제도 규제 완화와 인프라 확대는 중국 도시화 속도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보다 많은 농촌 인구들 또는 이미 도시에 거주하고 있지만 호구가 없어 공공서비스를 받지 못했던 농민공들이 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 대도시들에 대한 호적 제도는 유지된다. 중국 정부는 중국 도시들을 도시 호적 인구를 기준으로 5개로 구분한다. 메가시티, 슈퍼시티, 대도시, 중소형 도시, 소형 도시다.
중국 2017년 도시 건설 통계에 따르면, 중국 도심지역에서 500만명 이상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도시는 13개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센젠 등 4개의 메가시티가 있다. 텐진, 충칭, 우한, 청두, 난징, 정저우, 항저우, 선양, 창샤 등 9개 도시는 슈퍼시티로 분류된다. 이들 13개 메가시티와 슈퍼시티에서는 호구 제도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다.
호구 제도 규제가 완화되는 도시들은 슈퍼시티보다 규모가 적은 대도시들과 중형 규모 이상의 중소형 도시들이다. 예를 들어, 시안과 하얼빈, 창춘, 타이윤, 난닝, 둥관, 수저우, 허페이, 지난, 청다오, 대련, 시안먼,닝보, 쿤밍, 시지아충, 난창, 후저우 등이다.박진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