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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언어와 한글기획] '시각장애인 세종대왕' 박두성 선생과 훈맹정음..."일반 한글보다 더 정확하게 한글 소리 전달"

훈맹정음, 시각장애인의 한글 점자
한글의 세계화와 보급에 기여

훈맹정음은 점자법 제4조에서
한글과 더불어 대한민국에서
사용되는 문자로 인정

[편집자 주] 우리는 여러 이유로 동사무소나 주민자치센터, 구청 등 각종 공공기관을 찾는다. 이 때마다 민원 서식의 어려운 용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공문서를 포함한 공공언어는 '공공기관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 (사)국어문화원연합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어려운 공공언어로 인해 우리 국민이 치러야 하는 '시간 비용'을 계산해 봤더니 2021년 기준 연간 1952억원이란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2010년 연간 170억원에 비해 무려 11.5배 늘어난 것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웹이코노미는 '공공언어 바로 쓰기'를 주제로 시리즈 특집기사를 기획, 정부의 쉬운 우리말 쓰기 캠페인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지난 11월초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전국 최초 공립 한글박물관인 김해한글박물관은 한글 점자인 훈맹정음 반포일(11월 4일)과 개관 2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체험 활동과 한글 강습회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훈맹정음은 시각장애인들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점자다. 이 점자는 1926년 송암 박두성 선생이 창안하고 반포한 것으로, 시각장애인들의 교육과 문화에 큰 기여를 했다. 박두성 선생은 시각장애인들의 세종대왕이라고 불리울 만큼, 한글과 점자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가진 인물이었다.

 

일반 한글은 소리를 나타내는 문자로, 음절 단위로 쓰고 읽는다. 훈맹정음은 점자의 형태로, 자음과 모음을 각각 나타내는 점자를 조합해 음절을 표현한다. 하지만 훈맹정음은 일반 한글보다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한글의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훈맹정음은 점자법 제4조에서 한글과 더불어 대한민국에서 사용되는 문자로 인정되고 있다. 훈맹정음은 시각장애인들의 교육과 문화, 나아가 사회 참여에 큰 기여를 했으며, 한글의 우수성과 가치를 증명한 바 있다.

 

박두성 선생은 1888년 인천 강화에서 태어나 1906년 한성사범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양현동 보통학교와 어의동 보통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다가 1913년 조선총독부 내 제생원 맹아부에 부임했다. 그곳에서 그는 일본어로 된 점자를 배우는 시각장애인들의 모습을 보고, 한글로 된 점자가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또한 시각장애인들도 그에게 쉽고 편리한 한글 점자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박두성 선생은 '세종대왕과 같은 마음'으로 시각장애인들이 읽기 쉽고 배우기 쉬운 한글로 된 점자를 만들고자 결심, 1920년부터 점자 연구에 착수했다. 1923년에는 제자 8명과 함께 조선어 점자연구위원회를 비밀리에 조직하고, 한글 창제 원리를 공부하며 점자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점자 연구를 하는 통에 각막염에 걸려 자신도 하마터면 실명을 할 뻔하기도 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끊임없는 연구 끝에, 1926년 한글 점자 훈맹정음이 탄생했다.

 

조선대학교 특수교육과 김영일 교수는 국립한글박물관이 펴낸 박두성 선생 자료집에서 "박두성 선생님은 여러 면에서 훌륭하시지만, 무엇보다도 점자를 한글에 맞게 창안하셨다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 업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시각장애인이 교육을 받고 또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초석이라고 할 수 있는 글자인 점자를 박두성 선생님이 만드신 거죠. 저 자신도 시각장애인으로서 만약에 박두성 선생님이 창안하고 개발한 한글 점자가 없었다면 과연 어떻게 교육을 받았을까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처럼 훈맹정음은 시각장애인의 교육과 문화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훈맹정음을 통해 시각장애인은 한글을 읽고 쓸 수 있으며, 다양한 책과 문서를 접할 수 있다. 나아가 훈맹정음은 시각장애인의 독립과 자기주도학습을 가능하게 하며, 한글의 아름다움과 풍부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고 한글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특히 훈맹정음은 한글의 세계화와 보급에 기여하고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훈맹정음은 한글 점자의 표준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훈맹정음은 한글을 배우고 싶은 시각장애인 외국인에게도 도움이 되며, 한글의 우수성과 가치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김해한글박물관을 찾은 한 50대 시민은 "훈맹정음은 한글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고 있고 시각장애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며 "훈맹정음은 한글의 자랑스러운 유산이자, 시각장애인의 소중한 문화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