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한글박물관의 가장 주요한 사업은 현재도 앞으로도 ‘우리 곁의 박물관’이 되기 위한 노력입니다."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국내 최초 공립 박물관. 김해한글박물관. 지난해 7월 김해시 문화관광사업소 문화예술과장을 맡으면서 이 곳의 관장직을 겸하고 있는 조광제 관장은 웹이코노미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해한글박물관에서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전시와, 설레는 마음으로 박물관으로 소풍 올 수 있는 행사를 보여주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조 관장의 이런 설명은 지난 11월 9일 김해한글박물관 개관 2년 기념 행사의 캐치프레이즈로 '걸어서 오는 김해한글박물관'을 내건 것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김해시 스마트도시담당과장, 관광과장을 역임한 조 관장은 또 김해시에 2만명이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라는 점을 언급, "김해한글박물관은 우리 문화의 정수인 ‘한글’에 대한 세계적 관심 속에서 한글로 ‘연결’되는 문화의 지역거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개관 2주년을 맞은 김해한글박물관은 11월 4일부터 9일까지 엿새 동안 시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점자 관련 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쳐 이목을 끌었다. 특히 점자로 이름 적기 체험을 진행하면서 훈민정음과 훈맹정음(한글 점자)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작은 축제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점자 체험 행사는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을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고 조 관장은 설명했다.
-- 최근 박물관 개관 2주년을 맞았다. 박물관의 출범 배경과 그간의 연혁과 함께 어떤 내용으로 박물관 프로그램, 전시내용물 등 어떻게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지 소개해 주면.
▲ 네. 김해한글박물관은 우리 문화의 기초이자 그 자체로 문화의 정수인 ‘한글’과 관련된 자료의 수집, 조사, 연구와 다양한 전시, 교육, 행사를 제공하기 위해 2021년 11월 9일 개관하였습니다. 박물관의 개관 초기에는 김해시가 배출한 근현대 국어학계 거목 한뫼 이윤재 선생님과 눈뫼 허웅 선생과 관련된 근현대 한글 문화유산과 실감콘텐츠 중심의 전시가 이루어졌습니다.
2022년, 2023년에는 국립한글박물관과의 다양한 문화교류를 통해 공립 박물관 최초로 ‘용비어천가’완질 전시를, 국립한글박물관에서 무상양여 받은 디오라마 8종을 전시하였습니다. 모두 한글날을 맞아 특별 전시를 진행하였는데 하루 평균 2,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였습니다. 김해한글박물관 운영의 가장 큰 방향성은 문화와 일상의 가치를 언제든지 느낄 수 있는‘우리 곁의’ 박물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김해한글박물관에서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전시(틈새전시, 소꿉전시회)와 설레는 마음으로 박물관으로 소풍 올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한글사업에서 한글박물관은 어떤 특장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전 세계적으로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며, 김해시 인구 56만 명 중, 2만 명 이상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입니다. 김해한글박물관은 우리 문화의 정수인 ‘한글’에 대한 세계적 관심 속에서 한글로 ‘연결’되는 문화의 지역거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박물관 바로 뒤편 한글문화공원이 자리 잡고 있어, 일상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면서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기며 일상의 가치를 한껏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합니다.
-- 특히 김해한글박물관은 국내 최초 공립 한글박물관이라고 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고 중요성은 무엇인지. 다른 일반적인 한글박물관과는 어떤 점에서 차이를 보이는지도 아울러 설명해주면 좋겠음.
▲ 네, 앞선 질문과도 연결된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한글사업에서 한글박물관이 가지는 가장 큰 특장점은 공립 박물관 최초의 한글박물관이라는, 김해‘한글’박물관이라는 점입니다. 한글이 한국문화와 한국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그릇이라면, 김해한글박물관은 그러한 한글과 관련된 문화를 담아 보여 줄 수 있는 진열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해한글박물관 개관 전부터 국립한글박물관의 자문과 교류를 통해 박물관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것 역시, 한글박물관으로서 가지는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근 박물관 개관 2주년 행사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점자 관련 행사를 했다고 하는데, 행사 내용과 이번 행사를 준비한 의도는 무엇인지.
▲공정한 문화 접근기회의 보장, 장애인·비장애인의 장벽 없는 어울림은 제일 중요한 화두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점자는 시각장애인이 세상과 만나는 통로이자, 또 하나의 한글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물관이 개관한 11월 9일에 앞선, 11월 4일은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으로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이 한글 점자를 만들어 배포한 날(1926.11.4.)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개관을 맞아, 한글점자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손으로 만드는·그리는·만지는 한글’이라는 주제로 11월 4일부터 같은달 9일까지, 엿새 동안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앞으로도 한글점자가 더 많은 시각장애인에게 새로운 희망과 도전의 디딤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속적인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작지만, 우리 모두 점자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 개관 후 2년간 주요한 사업은 무엇이 있는지, 또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설명해주시면.
▲ 큰 행사 중심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박물관이 개관하고, 한글날을 맞아 2번의 특별전시를 개최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더불어, 최초 순한글 공문서인 ‘선조국문유서’와 장유지역 3.1독립 운동을 생생하게 기록한 ‘김승태만세운동가’의 기탁과 기증이 이루어져 더 많은 시민들에게 유물을 공개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박물관의 가장 주요한 사업은 현재도 앞으로도 ‘우리 곁의 박물관’이 되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해한글박물관은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간 흔적을 곳곳에서 살필 수 있습니다. 틈새 전시를 하고 소꿉전시회를 열어 시민분들과 함께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 김해한글박물관은 박물관 '최초'로 메타버스 세계를 박물관 홈페이지에 도입하여 직원들을 아바타로 구현하여 가상현실을 만들었다. 메타버스 한글박물관이 무엇인지 소개해주고 시민들이 어떤 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 솔직히 말씀드리면 메타버스 세계라는 그 자체가 모두에게 생소한 개념이어서인지, 시민분들은 박물관에 문의 전화를 하실 때 어색하게 ‘이플’직원님 맞으신가요? 하고 묻는 정도로 이용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박물관 사람들’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모두가 김해한글박물관을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만들어진 ‘메타버스 세계’입니다.
-- 메타버스 한글박물관은 홈페이지 메뉴 '박물관 사람들'에서 "기존의 정형화된 조직 관계도를 탈피하여, 새로운 가상 현실 안에서 본인의 모습을 닮은 'æ'에 순 한글 이름을 별명으로 지어 소개해 보았습니다. 여러분도 순 한글 이름을 별명으로 지어 보시는 건 어떠실까요?"란 내용이 나온다. 상당한 신선한 접근으로 보인다. 기획 의도를 밝혀주면.
▲ 김해한글박물관이 추구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길 바라면서 기획되었습니다. 박물관 홈페이지는 모두에게 쉽게 다가가 연결되는 박물관, 그리고 모든 사람이 만들어 가는 박물관이라는 기획 의도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 관장으로서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계획하고 있는 사업을 설명해주면.
▲ 김해한글박물관이라고 하면 그 위치를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시민분들이 많이 찾아오실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흥겨운 걸음으로 찾아와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