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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만능줄기세포 분화의 핵심 기전 규명

POSTECH-UCSB 공동연구팀, 인간 만능줄기세포의 역분화 막는 분자 장벽 ‘ZBTB12’ 발견

 

인간 만능줄기세포는 분화를 통해 다양한 체세포를 만들어낸다. 만능줄기세포의 분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생명 활동의 기초원리를 밝히는 것뿐만 아니라 질병의 치료법을 찾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연구팀이 미국 연구팀과 손잡고 만능줄기세포 분화의 핵심 기전을 밝혔다.

 

POSTECH 생명과학과 장지원 교수·오유정 씨 연구팀이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바바라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Barbara)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전사 개시 사이트 (transcription start site) 매핑을 통해 진화적으로 보존된 BTB 도메인 가진 징크 핑거 단백질 ’ZBTB12‘를 발견하고, 이 단백질이 인간 만능줄기세포(hPSC)의 역분화를 막는 분자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배아 발달 과정에서 줄기세포는 원시 상태(덜 분화한 상태)에서 발달이 진행된 상태(더 분화한 상태)로 오로지 한 방향(one-way traffic)으로 변화하게 되며, 이를 세포 분화(cellular differentiation)라고 부른다. 하지만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또한, 이 과정에서 줄기세포의 분화를 유도하는 신호전달물질과 유전자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됐지만, 줄기세포의 분화를 조절하는 근본적인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역분화는 세포가 분화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는 현상으로, 조직 재생이나 암과 같은 질병에서 관찰된다. 레트로트랜스포존은 인간 유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 연구에서 레트로트랜스포존은 건강한 조직에서는 침묵하지만, 암에서는 억제되지 않고 발현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레트로트랜스포존의 세포 내 기능, 역분화의 기전에 관한 연구는 다양한 질병의 발병 원인을 밝히는 데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인간 만능줄기세포의 분화 과정에서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ZBTB12’라는 전사인자를 발견했다. 또한, 단일 세포 RNA 시퀀싱(Single cell RNA sequencing)을 통해 ZBTB12가 역분화를 막는다는 것을 밝혔다. ZBTB12가 결핍된 인간 만능줄기세포의 경우, 더 원시적인 줄기세포로 역분화해버림으로써 분화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ZBTB12 유전자가 줄기세포 분화에 필수적인 인자임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ZBTB12 전사인자가 HERVH(human endogenous retrovirus H)라는 인간·영장류에만 존재하는 레트로트랜스포존의 발현을 억제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또한, ZBTB12가 레트로트랜스포존 억제를 통해 줄기세포 역분화를 막는 분자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보고했다.

 

POSTECH 장지원 교수는 “지금까지 비밀에 싸여있던 줄기세포의 역분화를 막는 분자 장벽을 발견함으로써 줄기세포 분화의 핵심 기전을 밝혔다”라며, “노화와 암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개인연구사업 우수신진, 개인연구사업 기본연구, 집단연구 기초연구실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