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최병수 기자] 사외이사 독립성 확보를 위해 설치된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가 존재하는 대기업 147곳 중 24곳이 오너일가가 사추위 위원장을 맡거나 위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사대상 기업 전체 사추위 위원 중 40%가 전‧현직 임원이나 학연으로 연결된 인사로 구성돼 사외이사 독립성 확보가 요원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사추위 의무 설치대상인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 147곳 사추위 인원 총 538명을 조사한 결과 오너일가가 사추위 위원장 및 위원을 맡고 있는 것은 24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현직 임원, 오너일가, 경영진과의 학연 등으로 얽힌 위원도 총 538명 가운데 216명(40.1%)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농심과 KCC는 각각 오너 일가 2명이 사추위에서 활동 중이다. 고려아연‧기아차‧넥센타이어‧대한항공‧대신증권‧동국제강‧셀트리온헬스케어‧카카오‧한국타이어‧현대모비스‧현대차‧GS건설‧LS산전 등은 각각 오너일가가 1명씩 사추위에 존재했다.

이 가운데 E1(구자용 회장)과 KCC(정몽진 회장), LG화학(구본준 부회장), 셀트리온헬스케어(서정진 회장),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조현식 부회장) 등 5곳은 오너 일가가 위원장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본준 회장과 정몽진 회장, 조현식 부회장은 다음달 임기 만료가 된다.

영풍‧하이트진로‧한화손해보험은 오너일가가 사추위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기업 우호 위원 비중이 100%로 가장 높았다. 이외에 현대모비스(80.0%), KCC(77.8%), 두산중공업‧세아베스틸(각각 75.0%), 삼성SDI(71.4%) 등도 기업 우호적 성향 위원들로 채워져 있었다.

기업 우호 위원이 전혀 없는 기업은 15곳으로 전체의 10.2%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중 KB금융과 SK증권, 한국항공우주 등 오너 없는 기업을 제외하면 단 7곳만 독립성이 확보된 상태다.

삼성물산의 경우 사추위에 회사와 우호 관계가 있는 사외이사는 전혀 없어 독립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밖에 CEO스코어는 금호석유와 넷마블, 엔씨소프트, 두산인프라코어, 유진투자증권, 흥국생명, 태광산업, 미래에셋생명 등도 '모범' 사례로 꼽았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강원랜드, 기업은행 등 자산 2조원 이상 공기업 5곳과 아이에스동서는 사추위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집계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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