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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화학

SK C&C, 하청업체 직원 사망사고…사후 대책은 '모르쇠'?

SK C&C "유족에 위로금 합의"…IT 업계 "잦은 과로가 근본적인 사망원인"

 

[웹이코노미=신경철 기자] 산업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개발하던 IT 개발자가 지난 10일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이는 산은으로부터 해당 용역을 수주한 SK C&C의 하청업체 직원 신모씨(39)로 밝혀졌다. 신모씨는 두 아이를 둔 가장으로 알려졌다.

 

최근 하청업체 직원들의 잇따른 사망사고 소식이 알려지며 이들의 열악한 처치에 대한 개선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용역을 발주한 산업은행과 수주사인 SK C&C는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사건 덮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6시 30분 산업은행 별관 2층 화장실에서 산업은행 차세대 프로젝트를 개발하던 SK C&C의 하청업체 직원 신모씨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망사인은 심장마비로 알려졌지만 IT 업계에선 SK C&C측의 과도한 '빅뱅' 방식 업무 전달과 이에 따른 스트레스 및 잦은 과로가 사고의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빅뱅' 업무 방식은 IT 업계에서 통용되는 용어로 흔히 프로젝트 완료를 앞두고 개발자가 회사에 상주하며 밤낮없이 장시간 일하는 행태를 뜻한다.

 

사망사고 직후 고인의 동료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해당 프로젝트 중 구급차에 실려가는 사람과 죽음에 이른 사람들을 보고 들어왔다”며 “고인의 죽음은 개인적 사고인가 업무 시간에 일을 하다 발생한 산업재해인가‘라고 탄식했다.

 

동료는 이어 “모든 프로젝트는 기한 내에 끝내야 하고 쫒기고 쫒기는 중압감은 상상을 넘어선다. 수행사(SK C&C)의 수익은 개발자들을 쥐어짠 결과물이다. 개발자들은 스트레스에 공황장애,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위험에 항상 놓여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실제 고인은 1년 3개월간 잦은 야근 등 격무에 시달린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고인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용역 수행사인 SK C&C측은 다른 개발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개발자의 사망사고 이후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개선책이 있냐’는 본지의 질문에 SK C&C 관계자는 “과거부터 개발자들의 처우에 대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사고에 대한 대책은 아직 답변하기가 곤란하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번 사고로 IT 업계의 관행으로 굳어진 ‘빅뱅’ 업무방식에 대한 뚜렷한 개선책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다만 유족에 위로금을 주는 것으로 보상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며 “이미 지난 사건인 만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해명했다.

신경철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