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 김송이 기자] 머리카락 세 가닥에 불과한 아주 얇은 두께에서 사진처럼 선명한 컬러 이미지를 볼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연구팀은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인 ‘메타표면’으로 고성능 스마트폰의 120배에서 170배 해상도에 달하는 컬러필터를 만들어낸 것이다.
POSTECH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기계공학과 박사과정 트레본 베드로(Trevon Badloe) 씨·통합과정 김주훈 씨·김인기 박사(현 성균관대 생명물리학과 교수), 화학공학과 김영기 교수·통합과정 김원식 씨, 전기전자공학과 김욱성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를 진행, 국제 학술지 ‘빛: 과학과 응용(Light: Science & Application)’에 최근 발표했다.
나노 구조체의 주기적인 배열로 이뤄진 메타표면은 구조색1)의 밝기가 밝을 뿐만 아니라, 색을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도 금속 구조체를 이용한 플라즈모닉 구조색이나, 유전체 재료를 이용한 구조색으로 선명한 컬러 이미지를 인쇄하려는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다만 이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특정 자극에 의해 색깔이 변하는 유연한 인쇄 기술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채도와 휘도가 높은 3원색을 자유자재로 끄고 켤 수 있는 메타표면 컬러필터를 개발했다. 빨강, 초록, 파랑 등 3원색을 각각 픽셀 단위로 제어할 수 있다면 색상을 유연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 컬러필터는 3원색의 밝기를 각각 조절하면서 서로 색깔을 섞어 다양한 색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따라서 블랙, 화이트를 비롯하여 다양한 색의 밝기를 연속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밝기 조절이 불가능하고, 하나의 픽셀로 다양한 색을 표현했던 기존의 컬러필터와 크게 차별화되는 점이다.
하나의 픽셀이 420nm(, 1nm=10억분의 1m)(빨강), 360nm(초록), 300nm(파랑) 크기로 매우 작은 이 컬러필터의 해상도는 무려 60,000PPI(Pixels Per Inch, 1인치당 픽셀의 개수)(빨강), 70,000PPI(초록), 85,000(파랑)에 이른다. 우리가 흔히 쓰는 최신 스마트폰이 500PPI 정도인데, 이보다도 약 120배에서 170배 높다. 연구팀은 머리카락의 두세 가닥에 달하는 2~300마이크로미터(㎛) 두께에 선명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가볍고 얇은 디스플레이에서 선명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한 이번 연구 성과에 학계에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나아가, 색상을 각각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암호화 장치나 반사 디스플레이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 포스코산학연융합연구소,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