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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화학

[단독]한국중부발전 고위간부 갑질…방재센터 직원에 “자회사 가거나 퇴사하라”

소방업무 직원에 “당신들 일은 소방 아니다” 폄하…노조 “박형구 사장 의중 실린 것”

 

[웹이코노미=신경철 기자] 한국중부발전이 방재센터에서 소방 업무를 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회사로 가던지 아니면 회사를 떠날 것을 강요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10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중부발전 국정과제추진실장과 담당 부장 및 차장 등 3명은 지난 8일 보령화력본부 방재센터(KOMIPO-2119)를 방문했다.

 

이들은 방재센터 운영 및 소방시설점검 업무를 수행하는 용역업체 직원들에게 “너희 소방은 절대 직고용을 할 수 없으니 자회사로 가던지 회사를 떠나던지 (알아서) 선택하라”고 압박했다.

 

이들은 또 국가주요시설에서 소방차를 운행하며 소방업무를 하는 직원들에게 “소방이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자리에 참석한 한 직원은 “(실장과 부장 등은) 서정 노무법인에 컨설팅을 맡긴 결과 당신들이 하는 소방은 발전소 직원들만을 위한 것이므로 소방이 아니라는 식으로 설명했다”며 “20톤짜리 대형 소방차를 운행하며 발전소 불을 끄고, 외부 소방서 지원까지 나가는 일이 소방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 직원은 이어 “본사에서 고위 간부가 실무진과 함께 내려와 자회사로 가지 않으면 회사를 떠나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직원들에 대한 협박”이라며 “국가주요시설 소방업무 또한 국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업무인데 (소방이 아니라고) 막말을 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토로했다.

 

중부발전은 지난 2001년 한국전력공사에서 분리된 6개의 발전회사 중 하나로 전국에 총 77기의 발전기와 9,553MW의 전력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발전공기업이다. 한전이 100% 지분을 갖고 있으며 현재 국내 총 전력생산량의 8.2%를 담당하고 있다.

 

중부발전 안팎에서는 박형구 중부발전 사장이 이해당사자들과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졸속으로 자회사 전환을 밀어 붙이는 것이 이 같은 파문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실장이 독단적으로 자회사 이동 또는 퇴사를 강요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박 사장의 의중이 실려야만 할 수 있는 발언”이라며 “회사가 자회사 설립을 통한 고용을 사실상 정해놓고 이를 밀어 붙이는 과정에서 결국 이 같은 사단이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박 사장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문재인 정권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 기조에 발맞추기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고, 중부발전은 이를 위해 자회사를 설립을 통한 방식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중부발전 관계자는 “국정과제추진실장 등이 단순히 인사차 방문해 고용 전환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였는데 그 분들이 강요나 협박으로 인식한 것 같다”며 “이날 발언은 윗선에서 자회사 전환이 결정돼 나온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당시 방재센터를 찾은 당사자 중 한 명은 기사 작성 이후 본지에 연락해 “퇴사라는 발언은 한 적이 없다. 한 쪽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당사자는 이어 “소방은 아니다는 발언 또한 나오지 않았다. 다만 소방인지 아닌지 여부는 아직까지도 사회적으로 합의가 안됐고, 결론이 안 난 부분이며 서로 간 의견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내용의 이야기만 오갔을 뿐이다”고 덧붙였다.

신경철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