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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화학

[기자수첩] 5G, 소문난 속도 잔치에 먹을 콘텐츠 충분한가

 

[웹이코노미=이선기 기자] 5G 잔치 개막이 목전이다. 지난 18일 5G 주파수 경매가 막을 내리면서 이동통신 업계는 이제 상용화 준비로 눈길을 돌렸다. 빠르면 내달 장비 업체 선정을 마무리하고 망 구축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정한 상용화 시점은 내년 3월. 이르면 내년께는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5G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사들은 벌써부터 5G 소문 내기에 한창이다. 곧 개장될 시장을 미리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SKT는 지난 18일 5G 브랜드 ‘5GX’를 론칭하고 유튜브, TV 등에 광고를 시작했다. KT는 이에 한 발 앞서 지난 2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다양한 홍보 활동을 벌이며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LG유플러스도 약간 늦은 감이 있지만 조만간 5G 브랜드를 론칭하고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행보는 5G 시대가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그런데 소문만 무성한 잔치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정작 잔칫상에 오를 먹거리를 묻는 질문에는 이렇다 할 대답이 없다.

 

소문대로 5G가 최고이기는 하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LTE(4G) 대비 20배 이상 빠르다. 전송 지연 시간은 0.0001초 이하다. 사실상의 ‘실시간’과 ‘초연결’이 가능해진다. 때문에 VR·AR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모두 아직 우리에게 ‘기술’로서 다가올 뿐이다. 구미가 당길 만한 ‘콘텐츠’로 다가오는 것이 없다. 업계는 시범 서비스를 속속 내놓으며 기술력을 어필한다. 그런데 그것으로 무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말하지 못한다. 특히나 5G에서도 핵심이 될 모바일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업계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망과 단말기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콘텐츠를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우선적으로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분야에서의 편의성을 개선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5G 소문 내기 경쟁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5G가 적용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설명하고도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데?”라고 묻는 지인의 물음에는 막상 기자의 말문도 막힌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이같은 기조가 통신비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요금제에 대한 계획은 구체적인 망 운용 계획이 먼저 나와야 논의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다. 통신비 인상이 염려되는 이유다.

 

과거 4G 시대에는 동영상 스트리밍이라는 킬러 콘텐츠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길을 찾지 못해 헤매는 모습이다. 상용화까지는 앞으로 8개월 가량이 남아 있다. 5G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편리함을 매력으로 바꿀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