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이 흔들릴 때 기회가 생기는 법입니다. 유럽이 직면한 복합 위기 속에서 생겨나는 현장 변화를, 우리 기업 진출 기회로 기민하게 연결해야 합니다.”
강경성 KOTRA 사장은 6일 체코 프라하에서 유럽지역 무역투자확대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강 사장은 유럽지역본부 및 24개 무역관장들과 함께, 수출·투자협력 관련 현안을 점검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는 데 집중했다고 KOTRA 측은 전했다.
KOTRA에 따르면 유럽은 세계 2위 경제 규모와 역외 수입시장을 보유한 경제권역으로 자동차, 기계, 제약, 항공 등 제조업 분야에서 글로벌 리딩기업을 다수 보유한 선진 시장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유럽의 경기 둔화에도 역대 최고 수출액을 경신(771억 달러, 0.6% 증가)하며, 유럽의 중요한 교역 파트너로서 입지를 강화했다.
올해 유럽은 물가완화와 금리인하에 따른 소비·투자 활성화가 기대되며, 더딘 경기회복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2050년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전방위적 탈탄소 전환 노력을 지속하고, 글로벌 경쟁 심화와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OTRA는 유럽이 직면한 공급망·에너지·지정학 등 복합 이슈를 극복하려는 수요를 우리 기업의 진출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해외 현장에서 발 빠르게 뛰고 있다.

유럽의 공급망 가치사슬 재편 수요를
활용한 제조업 GVC 협력 강화
유럽은 경제성장을 제고하고, 글로벌 경쟁력 회복을 위해 주력산업 및 첨단제조업 분야를 중심으로 혁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KOTRA는 미래차 전환을 서두르는 글로벌 자동차 선도기업과 항공·반도체 분야 주요 기업들의 변화 움직임에 주목한다. 이에 혁신기술 개발과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는 수요를 빠르게 포착, 우리 기업의 진출 기회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진출한 우리 제조기업들 대상으로는 역내 생산역량 확보라는 이점을 활용해 신규 납품처 발굴을 지원한다. 새롭게 진입하려는 우리 기업들에는 현지 기업과 인수합병(M&A), 합작투자(JV) 등 전략적 제휴 기회를 만들어 신속한 역내거점 확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강경성 사장은 "유럽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링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지속되는 에너지 위기 속
시장·품목 진출 확대
아울러 유럽의 에너지 공급 불안이 지속되면서 원전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신재생에너지 시장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 이에 KOTRA는 유럽의 에너지 전환 동향 조사, 협력 수요 발굴, 수주지원까지 전주기 지원체계를 가동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유럽은 에너지 공급 불안 속 경제 안정을 위해 신규 원전 및 노후화 원전 유지보수를 추진하고 있어, 우리와 신규 원전건설 계약이 임박한 체코를 중심으로 유럽 각국의 원전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등 새롭게 추가되는 발전원을 기존 전력망에 연결하고, 노후화된 전력망을 교체하는 인프라 구축 수요가 커지고 있어, KOTRA는 분야별 수요를 포착해 K-그리드(송배전, 스마트그리드 등) 기자재로 수출다변화에 나선다.

높아진 K-브랜드 연계한
유망품목 지원 강화
유럽은 지난 몇 년간 팬데믹, 러-우사태를 거치는 과정에서 한류가 확산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한국이 소비재부터 방산, 의료 등 산업 분야에 이르기까지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기 떄문이다. KOTRA는 높아진 K-브랜드 위상을 적극 활용하여 유망품목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분야별로는, 소비재는 체험 및 문화 마케팅을 통해 보수적인 유럽 소비시장을 공략하고, 방산의 경우 방산무기 수주 모멘텀을 활용해 보수·수리·정비(MRO)·무장 등 후속 시장 공략 및 방산 소부장 등 수출 품목도 다변화할 계획이다. 헬스케어는 민간 및 공공의료 등 수요처 특성에 기반한, 권역별 차별화된 대응을 통해 협력 기회를 확대한다.
수출 현장 걸림돌 제거로
수출 길잡이, 디딤돌 역할 수행
유럽은 글로벌 환경변화 속 경제안보와 역내산업 보호를 위한 통상 규제를 강화할 전망이다.
이에 KOTRA는 브뤼셀무역관에 설치된 경제통상데스크를 중심으로 통상규범 및 이슈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온·오프라인 정보 전파 체계를 구축하여, 부정적인 영향은 최소화하고 우리 기업의 새로운 기회를 찾는 데 총력을 다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유럽연합(EU) 공급망 실사 지침(CSDDD),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주요 통상규범에 따른 기업별 맞춤형 애로해소를 위해 브뤼셀무역관에서 EU 통상애로해소 헬프데스크를 운영, 맞춤형 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강경성 사장은 “글로벌 통상환경이 급변하는 지금이 바로 보수적인 유럽시장에 진출할 적기”라며 “유럽 내 공급망 재편, 에너지·지정학 리스크 대응 등 복합 이슈를 극복하기 위한 협력 수요를 적극 활용, 우리 기업의 수출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