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신호 또는 물질을 감지하고 측정하는 바이오센서는 일반적으로 특정 효소나 항체, DNA 또는 RNA 등 생체 분자와 상호작용하여 신호를 생성하거나 변화를 감지한다.
국내 연구진이 혈당 측정 바이오센서와 같이 효소 연료전지를 통한 전기 생산이나 효소 기반 물질 전환 등에 응용되는 ‘효소-전극 시스템’의 설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환경·에너지공학부 장인섭 교수 연구팀이 ‘효소-전극 시스템’ 설계 가이드라인과 효율 향상을 위한 최신 단백질 공학 기술 도입법을 제시한 리뷰논문이 국제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 ≪트렌드 인 바이오테크놀로지(Trends in Biotechnology)≫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효소의 특이적 촉매 작용과 전극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결합한 ‘효소-전극 시스템’은 생체 분자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거나 전기 신호로 효소 반응을 유도한다. 이는 효소를 활용한 전기 생산 또는 물질 합성을 위한 생체모방 기술의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같은 ‘효소-전극 시스템’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효소와 전극 사이 계면에서의 효율적인 전자전달이다. 기존에 설계된 효소 접합 전략은 단백질 구조, 표면 전하, 보조인자 특성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여 효소의 촉매 활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효소 보조인자와 전극 간의 정밀한 계면을 형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고체 결합성 펩타이드 방식, 효소 매개 펩타이드 결합 방식, 리간드 상호작용 활용 방법 등 다양한 효소-전극 계면 접합 기술을 비교 분석하고, 전자전달 메커니즘에 따라 효소-전극 시스템의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신 단백질 공학 기술 및 도입 방안을 제시하였다.
연구팀은 단백질 공학 기반 효소-전극 접합 기술을 효소와 전극의 계면에서 고정화에 작용하는 원리를 기반으로 ▴단백질-단백질 ▴단백질-리간드 ▴단백질-고체 물질간 상호작용의 큰 틀로 분류하고, 학계에서 현재까지 개발되어 주로 사용되는 효소 접합 방법을 비교하였다.
특히, 최신 단백질 공학적 기법을 활용한 효소 접합을 통해 높은 효율의 효소-전극 시스템 설계 전략을 제시하여 향후 효소 기반 생체전자학 시스템의 개발과 활용을 위한 표준 매뉴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물학적 단백질 공학과 비생물학적 전기화학 시스템 요소를 융합하여 효과적인 효소-전극간 계면 전자전달을 구현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해 온 연구팀은 ▴고체 결합성 펩타이드 활용 효소-전극 접합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효소-전극 시스템 ▴연쇄반응형 효소-전극 시스템 구축과 관련하여 그동안 SCI급 국제학술지에 10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하는 등 우수한 연구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장인섭 교수는 “이번 논문은 효소-전극 시스템에서 계면 전자전달 효율 향상에 중요한 기술인 효소 고정화 기술을 단백질 공학적 측면에서 심층적으로 다루어 효소 기반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electronics)의 설계 방향성을 제시하였다”면서, “향후 효소-전극 플랫폼을 더욱 발전시킨다면 바이오마커 또는 환경 유해 물질의 모니터링, 바이오 연료전지, 물질 생합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GIST 환경·에너지공학부 장인섭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하고, 연구실 졸업생인 이혜령 박사 및 스테이시 시마이 레지날드 박사가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을 받았으며, 국제학술지 ≪트렌드 인 바이오테크놀로지(Trends in Biotechnology)≫에 2024년 12월 14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한편 공동 제1저자인 이혜령 박사와 스테이시 시마이 레지날드(Stacy Simai Reginald) 박사는 유럽 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주관하는 마리퀴리 프로그램(Marie Skłodowska-Curie Actions, MSCA)의 박사후 펠로우십(Postdoctoral Fellowship)에 선정되었으며, 이혜령 박사는 작년부터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에서, 스테이시 시마이 레지날드(Stacy Simai Reginald) 박사는 2023년부터 독일 뮌헨공과대학교(Technical University of Munich)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