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 세종시가 시정4기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는 (가칭)한글문화글로벌센터의 조성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센터의 핵심 기능을 한글 콘텐츠 산업 육성과 연구개발에 둘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지난 22일 시청 책문화센터에서 ‘한글문화도시 정책 이야기마당’을 열고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가칭)한글문화 글로벌센터 조성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최민호 시장은 세종대왕의 묘호를 도시 이름으로 삼은 세종에서 대한민국의 자존심인 한글이 세계로 뻗어가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한글문화글로벌센터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민호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한국어 열풍이 불고 우리나라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며 “오늘 이야기마당에서는 세계로 뻗어가는 한글문화수도 세종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시장의 인사말에 이어 진행된 주제발표에서는 장동석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이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서 문화산업의 집적화 성공 사례로 파주 출판도시를 소개했다.
장동석 사무처장은 파주에 위치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가 출판문화 진흥, 출판산업 발전·집적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한글문화수도를 지향하는 세종에 복합문화공간 조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김정우 고려대학교 문화창의학부 교수는 한글문화수도로서 세종시가 조성할 세계적 복합문화공간에 어떤 내용들을 담아내야 할지를 한류 문화산업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센터의 내부 구성을 학습 중심의 본관과 전시·체험을 위한 부속 건물로 구성할 것과 케이팝 전문 공연장 건설을 통해 한글과 한류의 시너지 효과를 제고할 것 등을 제안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이재민 대전세종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을 좌장으로 김슬옹 한글학회 이사, 장세길 전북연구원 연구위원, 정민승 한국일보 기자 등이 참여해 활발히 의견을 나눴다.
특히 장세길 연구위원은 정책연구자의 입장에서 한글문화글로벌센터의 국책사업 추진을 위한 깊이 있는 제안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장세길 연구위원은 이미 국내 대학과 국립한글박물관 등에서 수행하고 있는 한글 교육, 체험 기능보다는 한글 콘텐츠 산업을 개발·육성하는 방향으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과 폰트 개발, 미래 핵심기술인 AI 언어산업과 연계를 핵심 기능으로 삼되, 부가적으로 한글교육과 체험관광 등을 결합하는 형태로 센터의 활용성을 찾자는 의미다.
그러면서 장 연구위원은 이러한 핵심 기능 수행을 위해 유치해야 할 기관·시설로 ▲세종학당 세계본부 ▲국립국어원·한글박물관 분원 ▲한글콘텐츠진흥원 ▲한글의 세계문자화를 위한 연구센터를 열거했다.
정민승 한국일보 기자는 한글문화글로벌센터를 이용할 대상을 세계 각국 청소년으로 삼아야 한다며 이들이 한류를 통해 형성한 문화적 호감을 언어교육으로 활용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정민승 기자는 한글과 한국어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언어의 저항과 반감을 넘어서야 한다며 이해관계가 첨예한 국가 단위의 지원보다 세종시와 같은 지자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 기자는 “국가가 나서 해외 대학에 한국어 교육과정 도입을 추진하면 베트남, 인도, 미얀마 등 다른 언어의 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며 “국가 차원의 지원보다는 지자체, 특히 한글문화수도로서 잠재력과 매력이 충분한 세종시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 이어서는 국립국어원장, 세종학당 감사 등을 역임한 이상규 경북대학교 명예교수도 이날 행사에 참여해 한글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최민호 시장은 “세종학당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전초기지라면, 한글문화 글로벌 센터는 국내의 구심점이자 중심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한글문화 글로벌 센터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분야별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구체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