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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최태원 회장 “새로운 관점과 접근법으로 불확실성과 글로벌 난제 해법 찾자”

최종현학술원∙도쿄대, 일본 도쿄대서 ‘도쿄포럼 2024’ 개최
최 회장, “SK그룹 70여년 역사와 성장에 
디자인 사고 적용… 도전에 맞서 성과 창출”

비즈니스리더세션도 참여 
“사회문제 해결에 선의만으론 부족
인센티브 제공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 시대의 도래, 탄소배출 감축 등 심화되는 글로벌 불확실성 시대를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로 대처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최태원 회장은 22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4’ 개회사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디자인이 비즈니스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주어진 자원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특징이 근본적으로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쿄포럼은 최종현학술원과 일본 도쿄대가 지난 2019년부터 매년 공동 개최해왔으며, 올해는 ‘미래를 설계하고, 내일을 디자인하다(Shape the Future, Design for Tomorrow)’를 주제로 22일과 23일 이틀간 열린다. 최종현학술원은 지난 2018년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 20주기를 맞아 출범했으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과학기술 혁신이 가져올 도전과 기회를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글로벌 지식교류 플랫폼이다.

 

최 회장은 먼저 “CEO들은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가며 고객 수요 충족, 가치 창출 등 최적의 사업을 하는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며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디자인 사고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현대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기업인들은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면서 사업을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역사와 전반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디자인 사고를 어떻게 활용해 왔는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7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섬유에서 석유, 통신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반도체와 AI로 포트폴리오를 혁신해왔다”며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고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는 데 이 같은 디자인 사고가 바탕이 되어왔다”고 밝혔다.

 

이어 최 회장은 “새로운 분야의 사업을 추가하고 수용하는 데 항상 큰 도전에 직면했지만 사업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시너지를 창출해왔다”며 “AI 사업과 같이 모든 사업 영역들을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복잡한 사업에도 디자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전체 사회의 관점에서 탄소 배출 감소, 사회 불평등 같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독려하려면 선의만으로는 부족하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디자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더 새롭고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이번 포럼에서는 한일 양국의 대학생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유스(Youth) 세션도 열릴 예정이며 기대가 높다”며 “항상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며 불가능을 극복하는 젊은 세대의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열린 ‘비즈니스 리더 세션’에도 직접 패널로 참석해 기업이 경제적 가치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일반화될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 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난제를 위한 새로운 솔루션 디자인'을 주제로 한 이번 세션에서 SK그룹이 만든 새로운 개념인 사회성과인센티브(SPC)에 대해 설명했다. 최 회장은 "15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개념을 사용했다"며 "당시 SK그룹은 CSR을 촉진하기 위해 연간 2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했다.

 

최 회장은 "CSR에 대한 한 가지의 갈증은 CSR 프로젝트 성과를 측정하는 메커니즘이 없다는 것이었다"며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CSR에 어떻게 돈을 쓰고 있는지, CSR 프로젝트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았지만 마케팅 등 단기적 효과를 위해 CSR 프로젝트를 활용하는 경우 등이 있었다"고 했다.

 

최 회장은 "적절한 측정 메커니즘을 갖는 것은 이전 프로젝트의 결과를 추적하는 의미에서 뿐만 아니라 그 측정치를 사용하여 '투자 수익률'을 최적화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그래서 '더블바텀라인(DBL)' 개념을 만들어 기존의 손익계산서에 적용했고, 전통적인 영업이익 뿐만 아니라 회사가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반영했다"고 했다.

 

최 회장은 "본질적으로 이 측정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는지, 제조 과정에서 화석 연료를 너무 많이 태워 환경적으로 얼마나 많은 가치를 잃었는지 등을 측정할 수 있었다"며 "SK그룹 내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장려하기 위해 이 측정을 KPI와 연계하여 그룹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처럼 현대 사회는 늘어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를 비롯한 더 많은 문제 해결사가 필요하다"며 "더 많은 문제 해결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는 단순히 기업과 같은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선의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고안했다. 이는 창출된 사회적 가치에 대해 주어지는 금전적, 비금전적 보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SPC를 9년 넘게 실행해 왔으며, 내년이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기업에 돈을 지급한 지 10주년이 된다"며 "만약 SPC가 양도 가능하다면 우리는 SPC에 시장 가치를 부여하고, 탄소 크레딧과 마찬가지로 SPC를 교환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탄소 발생에 따른 과세와 같은 벌금 시스템을 사용하는 대신, 인센티브 시스템을 사용하는 데 큰 장점이 있다고 믿는다"며 "블록체인 기술과 같은 현재의 기술을 사용하면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비상 상황에서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런 의미에서, 환경 보호 크레딧 EPC(Environmental Protection Credit)를 제안한다"며 "지금 탄소배출권 거래는 현재 발생한 탄소가 거래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EPC는 미래 시점의 탄소 감축 성과를 예측하여 지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이다. 그러면 기업은 약속한 탄소 감축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게 되고 투자자는 미래 수익을 기대하고 이런 기업에게 투자할 수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SPC와 유사한 개념이지만 환경 문제에 국한된 개념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고 창출된 사회적 가치에 연결된 코인을 제공함으로써, 우리는 코인 자체에 모든 이전 거래, 즉 사회적 가치 창출을 추적하고 이를 코인 보유자에 대한 현금 보상을 계산하는 측정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결국 도전 과제는 이러한 사회적 크레딧 시스템을 사용하는 데 합의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시장 내에서 일상 생활에 통합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도쿄포럼 2024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대표, 후지이 테루오 도쿄대 총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특별고문, 다니엘 노박 세계경제포럼 국장 등 학계 및 경제계 전문가들이 발표자와 패널로 참석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해법을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