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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화학

금소연 "삼성생명, 황당한 자문의 소견으로 지급거부...의사 이름과 병원도 안 밝혀"

"삼성, 퇴행성 관절염 양측무릎수술이 좌우다리 질병의 ‘발병시기와 다르다"

[웹이코노미=하수은 기자]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 상임대표 조연행)은 보험회사가 누가인지도 알 수 없는 자문의사의 소견서를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금융감독원도 이를 수수방관해 ‘자문의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많은 의료자문의(36.6%)를 운영하는 삼성생명이 자문의의 소견서로 논란에 휩싸였다.

 

 

 

 

 

11일 금소원은 "보험사 자문의들은 보험사에게 직접 자문료(연간 180억원)를 받고, 소견서에 이름을 적지도 않고 보험사가 원하는 대로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자문결과를 바탕으로 지급거부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불공정행위 문제를 제기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한 소비자가 퇴행성 관절염으로 '양무릎 슬관절 치환술'을 받아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외쪽 무릎과 오른쪽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이 동일 원인이 아니라 각각의 다른 원인에 의해서 발생한 질병이라는 자문의사의 의료자문 결과를 근거로 보험금지급을 거부했다며 상식에도 벗어나는 ‘황당한’ 의료자문이라는 게 금소연의 주장이다.

 

 

 

금소원에 따르면 삼성생명 자문의는 “양측 슬관절염은 발병 원인이 퇴행성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전신 질환이 없어서 동일한 원인의 질병이 아니다”라는 논리로 좌측 무릎장애와 우측 무릎장애를 합산할 수 없다고 했다는 것.

 

 

 

금소연은 "상식상 양무릎은 동시에 서서 생활하기 때문에 당연히 동일한 질병으로 동일하게 퇴행성변화가 올 수 밖에 없다"며 "동일한 신체에서 관절염이 오른발의 원인과 왼발의 원인이 다르다는 주장이다"며 "자문의사의 ‘황당한’소견 때문에 보험료 납입면제가 안돼 보험료 납입면제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례자인 충남 예산에 사는 김모(68세,여)씨는 2005년9월 삼성생명 유니버셜종신보험을 가입한 후 나이가 들면서 양측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하여 2017년 인공관절치환수술을 받았다. 장해 50%이상이 될 경우 ‘보험료납입면제’ 혜택이 있어서 '동일한 원인으로 여러 신체부위의 장애인 경우 합산'하는 약관규정에 따라 한쪽무릎인 경우 30%이므로 양측은 60%에 해당되어 보험금을 신청했다. 삼성생명 자문의도 양측 무릎은 슬관절염이 퇴행성이라고 했으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전신질환이 없으므로 앙측의 관절염은 각각의 원인으로 발생했다는 ‘황당한’ 소견으로 보험료 납입면제 혜택을 받지 못했다.

 

 

 

삼성생명은 자문의가 양측 슬관절의 관절염은 동일한 원인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전신질환이 존재하지 않고, 우측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과 좌측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은 각기 다른 질병이 비슷한 시기에 다발적으로 발병한데 기인한 것일 뿐 발병 시기나 발병 원인이 동일하지 않다며, 같은 질병으로 두가지 이상의 후유장해가 생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보험금지급을 거부했다는 게 금소연 측 설명이다.

 

 

 

삼성생명은 동일한 사안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예는 김씨 사례 이외에도 몇 건이 더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소연은 이 사례와 관련해 한 의료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해당 전문가는 “사람은 직립보행을 하기 때문에 양다리가 퇴행성이 발생하는 것이지, 한 측만 오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며 “재해사고라면 몰라도 질병으로 한 사람의 몸에 오는 관절염이 오른쪽 다리와 왼쪽 다리가 발병원인이 다르다는 것은 상식밖의 억측이다”라고 평가했다.

 

 

 

금소연은 "자문의도 '양측이 퇴행성'이라고 했으므로 동일한 원인으로 발생한 퇴행성 관절염으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이나, 삼성생명은 자신에게 유리한 고법 판결문(서울 고법 2014나2029726)의 예를 들면서 황당한 논리를 굽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성생명은 환자를 보지도 않고 이러한 소견을 낸 자문의사가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고, 금융감독원도 이러한 불공정한 행태에 대해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고 수수방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험사와 금융 당국을 싸잡아 비판했다.

 

 

 

금융소비자연맹 오중근 본부장은 “상식적으로도 당연히 동일한 원인 임에도 각각의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여 보험료면제가 되지 않는다는 황당한 자문의 소견에 의한 지급거부는 어려움에 빠진 소비자를 농락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환자를 보지도 않고 이름도 밝히지 않고 진단서를 발행하는 것은 명백히 의료법 위반행위로, 이는 의사가 보험사의 돈을 받고 떳떳하지 못한 소견서를 작성해주는 행위는 '돈 받고 자격증을 파는 파렴치한 행위'와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