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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화학

[일감몰빵 톺아보기 ⑭ 광주신세계]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 180억원 돌파...공정위 사정권 코앞

한계 다다른 정용진 승계 자금줄 '덩치키우기'...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2배 뛴 11.7%

 

[웹이코노미=조경욱 기자] 정용진 이마트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주신세계의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이 1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시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이 공정거래법상 규제 대상인 200억원·12%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정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오너일가의 지분을 줄이거나 내부거래를 축소해야하는 만큼 올해 정 부회장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이 광주신세계의 지분을 매각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재원 마련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 남매 분리경영의 오점 광주신세계...경영 승계 위한 재원 마련 창구 유력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과 그의 여동생 정유정 신세계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를 전담해 이끄는 구조다.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을 각 18.22%씩 동일하게 보유 중이며 정 부회장은 이마트 10.34%,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 9.83%, 신세계인터내셔날 19.34%를 가지고 있다.

 

두 남매는 과거 각자 보유하고 있는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맞교환 하면서 현재와 같은 분리 경영 체계를 완성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정 부회장이 가지고 있는 백화점 부문이 하나 남아있는데 그게 바로 광주신세계다.

 

광주신세계는 신세계그룹의 관계사 중 하나로 정 부회장이 지분 52.08%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위치한다. 그 밑으로 신세계가 지분 10.42%를 보유 중이며 정 부회장을 제외한 오너일가는 직접적인 지분이 없는 상태다.

 

이 같은 이유로 업계에서는 향후 정 부회장에 대한 완벽한 승계가 이뤄질 때 광주신세계가 재원 마련을 위한 창구로 이용될 것이란 견해가 나오는 모습이다. 이 회장이 보유 중인 이마트 지분(18.22%·508만94주) 가치는 1일 종가 기준 5200억원대에 이르는데, 정 부회장이 이를 증여받거나 추후 매입하기 위해서는 자금 확보가 필수적이란 것.

 

앞서 동생 정 사장도 아버지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지분에 대한 증여세 납부를 위해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을 매각한 바 있어 정 부회장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게 점 쳐진다.

 

◆ 광주신세계 몸집 불리기 임계점 도달...지난해 내부거래 두 배 늘어

 

현재 정 부회장이 소유한 광주신세계 지분(52.08%·83만3330주) 가치는 1113억원(1일 종가 기준) 가량이다. 정 부회장 입장에서는 광주신세계의 덩치를 최대한 키워야 향후 이 회장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실제로 광주신세계는 신세계그룹의 계열사 중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사정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에서 총수일가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상장사(비상장사 20%)는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연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규제 대상에 오른다.

 

 

광주신세계는 정 부회장이 30% 이상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내부거래로 매출 181억4750만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11.7%로 나타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광주신세계의 매출 규모는 과거보다 축소된 상태다. 전체 매출을 살펴보면 2013년 2066억원, 2014년 2048억원, 2015년 2053억원, 2016년 2104억원 등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7년 1349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이후 2018년 1352억원, 2019년 1549억원 등을 기록해 소폭 상승했다.

 

반면 내부거래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늘어났다. 내부거래 비중은 2013년 2.3%(47억7100만원), 2014년 3.2%(66억1070만원), 2015년 3.6%(74억2970만원), 2016년 4.5%(94억1440만원), 2017년 7.8%(104억7670만원) 등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후 2018년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5.2%(70억5940만원)로 줄어드는 듯 했지만 지난해 11.7%(181억4750만원)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광주신세계는 이미 법적인 범위에서 허용 가능한 내부거래를 최대한 끌어올린 상태”라며 “규제가 임박함에 따라 정 부회장이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주가가 좋지 못해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이 회장이 갖고 있는 이마트 지분이 정 부회장에게 넘어갈 시기도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두 남매의 분리경영 체계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정 부회장이 광주신세계 지분을 계속 쥐고 있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조경욱 웹이코노미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