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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화학

[무늬만 사외이사 ⑨ 신풍제약] 대검 감찰부장·민정수석 출신 포진...전형적인 거수기

2018년 선임된 한승철 변호사 과거 ‘스폰서 검사’ 사건으로 물의

 

[웹이코노미=조경욱 기자] 이사회는 주식회사에서 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회의체의 기관을 뜻한다. 사내이사,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사외이사는 상시적으로 업무에 종사하지 않고, 일정 자격을 갖춘 분야별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다.

 

사외이사는 회사의 경영을 감시·감독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 대주주의 전횡을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들 대다수는 독립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못하고 찬성표만 던지는 ‘거수기’ 노릇을 해 비판이 일고 있다. 웹이코노미가 일부 상장사의 ‘반대’없는 이사회 현황을 살펴봤다.

 

지난 1962년 6월 설립된 신풍제약은 소염진통제와 항생제, 구충제 등 의약품을 생산하는 코스피 상장사다.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고(故) 장용택 창업주는 1965년 수입에 의존해 오던 기존 구충제를 국산화하는 데 이어 1975년 회충 등 광범위구충제 원료인 메벤다졸 합성에 성공, 1960∼1970년대 기생충 퇴치 통해 국민건강에 공헌한 인물이다. 1990년대 후반에는 WHO의 제안에 따라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에 들어갔고 2011년 차세대 국산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발매했다.

 

과거 국민 건강을 좀먹던 기생충은 현대 사회로 넘어오며 위생과 의학 발전에 따라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지난해 강아지 구충제 펜벤다졸이 항암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며 이와 유사한 사람용 구충제 메벤다졸을 생산하는 신풍제약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말라리아 치료제가 효과가 있다는 얘기가 돌자 또 다시 신풍제약에 이목이 쏠렸다.

 

신풍제약은 지난 2016년 2월28일 장 회장이 별세한 이후 본격적인 지주사 체제를 갖추기 시작한다. 장 회장의 외 아들이자 1남4녀 중 막내인 장원준 사장은 아버지의 호를 따서 만든 개인회사 ‘송암사’를 통해 신풍제약의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오너일가는 현물출자 방식으로 보유 중인 신풍제약 주식을 송암사에 넘겼고 ‘장원준→송암사→신풍제약→자회사’의 구조를 확립했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말 기준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 감사 1명 등 총 6명의 이사들로 이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사회 내에는 감사위원회를 소위원회로 구성하고 있으며 전문경영인 유제만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총 17차례의 이사회가 진행됐고 일부 불참을 제외하고 사외이사 전원이 모든 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외 2018년 12차례, 2017년 14차례, 2016년 16차례, 2015년 12차례, 2014년 20차례, 2013년 25차례, 2012년 16차례 등 이사회에서도 사외이사의 반대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신풍제약의 사외이사 중에는 검사를 비롯한 고위 관료 출신이 포진해 있다. 2018년 사외이사에 선임된 한승철 법무법인(유한)대륙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서울지검, 수원지검, 법무부, 대검 중수부 검사, 대검찰청 감찰부장(검사장) 등을 역임했다.

 

한승철 변호사는 지난 2010년 ‘스폰서 검사’ 사건으로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그는 창원지검 차장검사로 재직하던 지난 2009년 룸살롱에서 식사·향응 및 현금을 수수한 혐의로 2010년 불구속 기소됐으나 2011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사외이사에 선임된 정진영 김앤장 변호사도 검사 출신이다. 그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 23회에 합격한 뒤 대구지검 공판송무부장, 대검 형사과장, 제주지검장, 창원지검장, 서울 서부지검장, 인천지검장 등을 역임했고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다.

 

이외 조현제 케미칼솔루션 대표는 2010년 3월19일 사외이사에 선임된 후 10년째 같은 자리를 지켜오고 있으며 임기는 오는 2022년 3월까지다.

조경욱 웹이코노미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