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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화학

[무늬만 사외이사 ⑦ 삼천리] 기본 6년 이상 재직 '고인물 이사회'

과거부터 고위공직자 출신 다수 선임...2010년 이후 모든 의안 전원 찬성 가결

 

[웹이코노미=조경욱 기자] 이사회는 주식회사에서 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회의체의 기관을 뜻한다. 사내이사,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사외이사는 상시적으로 업무에 종사하지 않고, 일정 자격을 갖춘 분야별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다.

 

사외이사는 회사의 경영을 감시·감독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 대주주의 전횡을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들 대다수는 독립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못하고 찬성표만 던지는 ‘거수기’ 노릇을 해 비판이 일고 있다. 웹이코노미가 일부 상장사의 ‘반대’없는 이사회 현황을 살펴봤다.

 

삼천리그룹은 1955년 함경남도 출신의 고(故)유성연·이장균 선대회장이 공동으로 세운 ‘삼천리연탄기업사’로부터 시작됐다. 1964년 국내 최초로 22공탄을 개발하며 인기를 얻었고 1970년 강원도 정선군에 위치한 탄광회사 '삼척탄좌(현 삼탄)'를 인수해 석탄과 연탄생산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1980년대 들어서는 도시가스 사업에 본격 진출해 사세를 확장했으며 현재는 20여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거느린 종합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났다.

 

삼천리그룹의 두 집안은 주력 회사인 삼천리와 삼탄을 각각 나눠 경영하면서도 지분은 균등하게 소유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도시 가스 부문을 담당하는 삼천리의 경우 양가가 각 16.18%의 지분을, 유연탄 자원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삼탄은 양가가 각 50%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삼천리는 이 선대회장의 집안이 경영을 담당한다. 그의 차남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8.34%), 3세 이은백 삼천리 미주본부 사장(7.84%)이 지분을 소유 중이다. 이 사장은 이 명예회장의 조카이자 삼천리그룹의 장손이다.

 

고 유 선대회장의 외아들 유상덕 삼탄 회장은 삼천리의 지분 4.46%를 갖고 있으며 그의 차남 유용욱 삼탄 과장(7.84%), 유 회장의 여동생 유혜숙씨(3.88%)도 지분을 소유 중이다.

 

삼탄의 경우 반대로 고 유 선대회장의 집안이 경영을 담당한다. 지분구조는 유 회장(43.14%)과 송은문화재단(6.86%)이 합쳐서 50%, 이 명예회장(23.43%)과 이 사장(23.43%) 그리고 천만장학회(3.13%)가 50%다.

 

삼천리는 삼천리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다. 2019년 3분기 기준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 등 총 5명의 이사들로 이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사회 내에는 경영위원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3개의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으며 이사회 의장은 이찬의 삼천리 대표가 맡고 있다.

 

삼천리는 지난해 9월19일 기준 총 6차례의 이사회가 진행됐다. 사외이사 전원 100%의 출석률을 기록한 가운데 모든 의안이 찬성으로 가결됐다. 소위원회(감사위원회)의 의안도 사외이사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2018년에는 8차례의 이사회가 열렸으며 일부 불참을 제외하고는 안건이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그 외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이사회에서도 반대표가 전무했다.

 

삼천리의 사외이사를 살펴보면 고위공직자 출신 인사가 다수 포진한다. 현재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병일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원장(이하 김 원장)은 과거 경제기획원 총무과장, 주일본대사관 참사관 등을 거쳐 공정거래위원회 정책국장과 사무처장 그리고 부위원장을 역임했고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을 지낸 바 있다.

 

지난해 3월 사외이사에 선임된 이석근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이하 이 고문)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딜로이트컨설팅 상임고문, 신한은행 상임감사위원 및 상임고문을 지냈다.

 

김종찬 사외이사(이하 김 이사)는 행정고시 출신의 경제 관료로 과거 재무부와 재경부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했다. 이후 금융감독원 부원장, 중소기업은행장, 금융통화위원회 의원, 금감원장 등을 역임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삼천리의 사외이사들의 근속기간이 유난히 길다는 것. 김 원장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사외이사직을 이어온 후 임기가 만료돼 2018년 3월 퇴임했으나 지난해 4월 사외이사에 다시 신규 선임됐다. 김 이사 역시 2015년부터 6년째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과거 삼천리에서 사외이사를 지내고 퇴임한 인사들 역시 장기근속을 기본으로 한다. 지난해 3월 퇴임한 곽결호 한양대 석좌교수는 2010년부터 9년간 사외이사에 재직했다. 그는 과거 환경부 장관을 역임했다. 같은 시기 퇴임한 최도성 광주교육대 총장은 과거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6년간 사외이사에 자리했다.

 

이밖에도 국세청장을 지낸 손영래씨와 환경처 차관을 역임한 김인호씨가 각각 9년씩(2008~2016년·2004~2012년) 삼천리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조경욱 웹이코노미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