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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화학

[무늬만 사외이사 ⑥ 휴온스] 수사기관 출신 사외이사, 3년간 이사회서 반대표 0건

2017년 검찰 압수수색 이후 고위공직자 출신 선임 배경 의혹

 

[웹이코노미=조경욱 기자] 이사회는 주식회사에서 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회의체의 기관을 뜻한다. 사내이사,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사외이사는 상시적으로 업무에 종사하지 않고, 일정 자격을 갖춘 분야별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다.

 

사외이사는 회사의 경영을 감시·감독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 대주주의 전횡을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들 대다수는 독립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못하고 찬성표만 던지는 ‘거수기’ 노릇을 해 비판이 일고 있다. 웹이코노미가 일부 상장사의 ‘반대’없는 이사회 현황을 살펴봤다.

 

지주사 ‘휴온스글로벌’과 주력 계열사 ‘휴온스’는 주사제, 인공눈물 등을 비롯해 다양한 헬스케어 상품을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지난 1965년 고 윤명용 회장이 설립한 광명약품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의 아들 윤성태 부회장이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지주사 휴온스글로벌이 계열사 휴온스(40.82%)를 비롯한 휴메딕스(40.64%), 휴베나(55.05%), 휴온스메디케어(48.14%), 휴온스랩(62.96%) 등 다수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윤 부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는 휴온스글로벌의 지분 56.45%를 보유하고 있어 ‘오너일가→휴온스글로벌→계열사’의 지배구조가 완성된다.

 

이 가운데 주력 계열사 휴온스는 지난 2016년 5월 휴온스글로벌(구 휴온스)로부터 의약품 제조 및 판매 부문이 인적 분할돼 설립됐다.

 

지주사 휴온스글로벌은 2019년 3분기말 기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2명 등 총 5명의 이사들로 이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계열사 휴온스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 등 총 4명의 이사들로 이사회가 구성됐으며, 두 회사 모두 사외이사가 사내이사보다 적어 경영진 견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휴온스글로벌의 경우 지난해 11월14일까지 진행된 이사회 11차례에서 2명의 사외이사(이규래, 탁병훈) 출석률이 각각 64%, 91%를 기록했다. 이사회 안건에 대해서는 불참을 제외하고 사외이사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2018년에는 두 사외이사가 각각 41%, 65%의 저조한 출석률을 기록했고 17차례의 이사회에서 불참을 제외 모두 찬성에 의견을 냈다. 2017년과 2016년 역시 반대표는 전무했다.

 

아울러 지난 2016년 설립된 휴온스도 지난해 3분기까지 사외이사의 반대표가 단 한건도 나오지 않았다.

 

특히 휴온스글로벌이 2015년 3월 사외이사로 선임한 김형중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상근감사위원은 2016년 5월 회사 인적 분할 당시 중도 퇴임했으나, 새로 설립된 휴온스의 사외이사로 재선임돼 지난해 3월까지 임기를 수행했다.

 

이밖에 휴온스글로벌에서도 지난 2017년 3월 고위공직자 출신 탁병훈씨를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그는 2016년 12월 경찰간부인 경정으로 퇴직한 후 국무총리실 공직 복무관리실과 대통령실 민정비서관실 등을 거쳤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탁씨가 사외이사에 합류한 시기다. 공교롭게도 탁씨가 사외이사에 선임되기 앞서 휴온스는 2017년 1월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검찰은 휴온스가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에게 약가 관련 불법 로비를 한 것으로 봤다.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여부를 결정하는 조직으로, 앞서 언급한 김형중 사외이사(2019년 3월 퇴임) 또한 심평원 출신이었다.

 

당시 일각에서는 휴온스글로벌이 수사기관 출신 탁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배경에 대해 검찰의 불법 로비 수사를 대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조경욱 웹이코노미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