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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맨 인사이드] 엉성한 솔샤르, 부족한 디테일

[웹이코노미 이민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또다시 연승을 거두는데 실패했다. 셰필드와 경기에서 경기를 거의 다 뒤집었음에도, 동점 골을 허용하며 승점을 또 날려버렸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이어졌던 하락세가 2019-20시즌까지 이어진 모양새다. 기나긴 부진에 팬들은 지쳐가고 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엉성함'이다. 이 '엉성함'은 구단과 선수들 그리고 감독 모두에 해당한다. 특히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경우 여전히 지난 시즌 말미와 다를 바 없는 미숙한 경기 운영을 보이고 있다. 퍼거슨 감독의 그림자를 따라 밟고 싶어하지만, 정작 퍼거슨 감독의 강점으로 인정받았던 '선수와 경기를 읽는 능력'을 지니지 못한 상태다. ◇ 의미 없는 백3(Back Three), 시작부터 내포된 전술 실책 솔샤르 감독은 셰필드와 경기에서 3-4-3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빅토르 린델뢰프와 해리 맥과이어 그리고 필 존스를 백3에 세웠다. 중원에는 양 측면에 각각 완 비사카와 브랜던 윌리엄스를 배치했고, 중앙에 프레드와 안드레아스 페레이라를 기용했다. 공격진에는 다니엘 제임스와 마커스 래시포드, 앙토니 마샬을 세웠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잘못된 백3의 사용이었다. 현대 축구의 백3는 선수별 세밀한 간격 조절 유지를 필수로 하는 전술이다. 포백에서 선수 한 명을 올려보낸 만큼, 백3를 이끄는 각 선수가 공간 커버와 움직임을 크게 부담받는다. 특히 최근 트렌드인 국지적인 전방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미드필더과 재빠른 의사소통에 이은 대형 구축을 요구받는다. 잘 사용하면 유기적인 공격전개와 유연한 공수전환을 시도할 수 있지만, 세세한 약속과 세부 전술 없이는 큰 위험에 직면한다. 수비진이 빌드업과 볼 관리에 미숙하다면 답답하고 위험한 경기를 지속해야한다. 때문에 솔샤르 감독의 백3사용과 필 존스 기용은 전술과 선수에 대한 이해를 의심하게 할 정도로 무가치한 전술이었다. 필 존스는 파이팅 넘치는 수비수지만 수비 지능과 볼 컨트롤 등 문제에서 매번 비판 받았던 선수로, 현대 백3 같은 복잡한 전술에서 활약하려면 세세한 전술지시를 받아야한다.오늘 경기에서도 백3에서 홀로 라인 유지, 공간커버에 미숙한 모습을 보여 계속된 실점 빌미를 마련했다. 선제 실점 과정에서 맥과이어, 린델뢰프의 움직임을 전혀 읽지 못하고 혼자서 오프사이드 트랩을 망가뜨렸다. 이후에도 늦은 판단으로 공을 확실하게 걷어내지 못하고 손쉽게 셰필드 공격진에 내줬다. 맥과이어와 린델뢰프가 바쁘게 실점을 막으려 달려갔지만, 이미 수비 라인과 진형은 필 존스의 실수로 붕괴한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필 존스를 지원하는 선수들이 위치선정에서 문제를 보이는 프레드와 페레이라 그리고 일천한 경험의 브랜든 윌리엄스였다. 차라리 악셀 튀앙제브를 실험해보거나 유망주 제임스 가너가 기용돼 수비적인 백4를 사용하는 쪽이 나아 보였다. 결국 솔샤르 감독은 전반전 종료 직후 곧장 필 존스를 제시 린가드와 교체하면서 의미 없었던 백3 전술 포기를 선언했다. ◇ 90분 내내 방목된 공격진 솔샤르 감독의 엉성했던 전술은 공격에서도 드러났다. 제임스, 래시포드, 마샬로 구성된 공격진은 사실상 경기내내 방치됐다. 약속된 부분 전술 혹은 패턴이 실종되자, 선수 개별 공격력에 의존해야만 했다. 제임스의 외로운 측면 1대1 공격, 마샬과 래시포드의 돌파에 이은 확률 낮은 슈팅이 주된 공격이었다. 덕분에 초기 백3를 기반으로 시도한 빠른 공격전개와 속공은 발휘되지 못했다. 공격의 속도가 사라지면서 달려야 빛을 볼 수 있는 래시포드와 마샬의 파괴력도 실종됐다. 특히 마샬과 래시포드는 프레드와 페레이라의 목적없는 배회와 소유권 상실로 자주 고립됐다. 두 선수는 결국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중원으로 내려와 공을 받으며 어쩔 수 없이 전방을 비우게 됐다. 이에 제임스의 측면 돌파를 도울 수 있는 선수도, 돌파 이후 선택지를 제공해줄 수 있는 선수도 사라졌다. 브랜던 윌리엄스가 운 좋게 제임스의 크로스를 낚아채 원더골로 만들지 않았다면 사실상 면죄부를 받기 힘든 공격 상태였다. 선제골 이후 3-2역전 상황까지 만든 2개 골 역시 예상치 않은 실점에 당황한 셰필드 수비진 실책에서 비롯됐다. 사실상 맨유가 이날 경기에서 만든 득점에서 솔샤르 감독의 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셈이다. 유일한 성과로 본다면 페레이라를 빼고 2--2 상황을 만드는 메이슨 그린우드를 투입한 것 정도였다. 그린우드의 득점도 전술적 의미보다는 그린우드와 래시포드의 호흡 그리고 창의력에서 비롯된 골에 가까웠다. 이민우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