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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맨 인사이드] 클레이튼 커쇼, 끝나버린 에이스 수명

[웹이코노미 이민우 기자] 클레이튼 커쇼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악몽 같았던 한달 전 워싱턴과 경기를 뒤로하고, 커쇼와 LA다저스는 휴식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휴식기'라는 표현과 달리, 커쇼와 팀의 생각은 한창 복잡한 상태다. 노쇠화돼 전성기에서 내려온 커쇼는 더 이상 '에이스'로서 다저스를 이끌여력도 명분도 없다. 다저스 역시 더 이상 포스트 시즌에서 매번 팀을 퇴장시킨 커쇼를 1선발 마운드에 올릴 용기는 남아있지 않다. 앞서 말한 워싱턴과 포스트 시즌 마지막 경기. 홈런 두 방을 허용한 모습은 커쇼의 전성기가 이제 끝났음을 전세계 알리는 봉화였다. 약 10년 가까이 이어진 다저스의 '커쇼 시대'는 가을 낙엽에 호되게 맞아 배드 엔딩을 맞이했다. ◇ '역대 최고' 정규시즌 VS '역대 최악' 가을 야구 커쇼의 커리어를 두 개로 구분지으면 '역대 최고'의 정규시즌과 '역대 최악'의 가을야구/포스트시즌으로 나눌 수 있다. 정규시즌 커쇼는 대단하다. 동시대 투수들과 궤를 달리한다. MLB의 긴 역사에서 전설급에 오른 선수들과 비교도 가능한 수준이다. 커쇼의 정규시즌 성적은 올스타 8회, 내셔널리그 사이영 상 3회, 좌완 투수 최고 상인 워렌 스팬상 4회, 내셔널리그 MVP 1회다. 여기에 정규시즌 153승 69패로 70%에 육박하는 승률과 자잭첨 2.39는 덤이다. 2014년 6월에는 노히트노런 경기까지 작성하며 느낌표를 찍었다. 이 성적은 현역 중에서는 쉽게 비교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특히 사이영 상 3회 실적은 랜디 존슨이나 그렉 매덕스 정도로 '전설급 투수'들에나 비교 가능한 기록이다. 전체 정규 시즌 기록만 놓고 보면 역대 투수 중 세 손가락 안으로 꼽는 평가도 꽤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경악할 정도로 처참한 가을 야구 성적이다. 정규시즌 승률 70%에 근접한 역대급 투수가 가을 야구에는 9승 11패를 기록한 평균 이하 투수로 변한다. 단순히 승패만 좋지 않다면 위안이다. 하지만 경기내용과 자책점(ERA 4.43)에서도 좋지 않다. 특히 포스트시즌 32경기 피홈런 24개는 가을 야구 잔혹사가 다저스 수비 문제가 아닌 '커쇼의 문제'에 가깝다는 증거다. 이런 커쇼의 모습에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커쇼가 이 상태로 야구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 있는가'란 논쟁이다. 단적으로 사이영 상 3회 수상자 10인 중 월드 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선수는 단 한 명, 커쇼뿐이다. 더군다나 야구 명예의 전당은 다른 스포츠들과 비교해 헌액되기 매우 어려운 곳이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헌액은 고사하고 후보에 드는 것조차 힘겨워 한다. 물론,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도 우승반지 없는 선수는 30명 가량 존재한다. 커쇼 역시 향후 우승반지 없이 정규시즌 성적만으로 헌액될 가능성도 있다. 안타까운 점은 충분히 정규시즌을 '역대급'으로 기록한 선수가 확실하게 들어갈 수 있어야 하는 명예의 전당을 왈가왈부 끝에 들어가는 상황이다. 이 모든 게 역대 최악으로 꼽히는 포스트 시즌/가을 야구 성적 때문이다. ◇ '에이스' 수명 끝난 커쇼, 요원해 보이는 우승반지 커쇼의 내리막은 2016년부터 시작됐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이은 감각 하락이 주원인이었다. 더욱이 30세에 접어들면서 상당히 빠른 노쇠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 몸 상태가 더 이상 에이스로서 활약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커쇼는 그간 유지해왔던 정규시즌 에이스 자리마저 빼앗겼다. 자책점이 11년만에 3점대를 넘어, 류현진에게 1선발 자리를 내줬다. 그간 정규시즌 성적으로 포스트시즌 문제를 막아왔지만, 이제 더 이상 보루가 없는 상태다. 또한, '커쇼 3신기'로 불리는 패스트볼-슬라이더-커브의 구위 하락이 눈에 띈다. 커쇼는 2016년 이전 대체로 패스트볼 95마일(153km) 구속을 유지했다. 이 구속은 점차 떨어져 2019년에는 평균 90마일(145km)로 크게 떨어졌다. 패스트볼의 위력 감소에 따라, 자연스레 변화구인 슬라이더와 커브의 위력도 상대적으로 하락했다. 커쇼는 현재 슬라이더와 커브 비율을 높여 살아남고 있다. 문제는 패스트 볼은 약화하고 두 구종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투 피치(두 개 구종만 중점적으로 투구하는 것)' 투수화를 피할 수 없었다. 이런 투 피치화는 결국 패턴의 단조로움을 발생 시켜, 커쇼의 피홈런 증가 등 결정타를 맞게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커쇼의 미래는 이제 상당히 어두워졌다. 몸 담은 LA다저스 역시 마찬가지다. 커쇼가 '에이스'로서 실력을 잃어버린 지금, 다저스 역시 우승에 가장 필요한 '1선발급' 투수 자원을 잃게 됐다. 더욱이 커쇼와 다저스의 계약은 2021년까지 맺어져 있다. 지난 2018시즌 종료후 체결한 3년 9천 300만 달러(한화 1천 86억 원)란 고액을 서로 끌고가야한다. 미국 언론도 커쇼에 대한 냉담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미 커쇼는 '다저스 3선발 이하'로 굳어진 상태다. 구단 드래프트 출신 에이스 자리는 이미 워커 뷸러에게 내줬다. MLB 전문가들은 "다저스가 FA시장에 나온 개릿 콜을 영입하거나 류현진을 잡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이민우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