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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 "대표 정책금융기관, 대한민국 경제의 축제 여는 초석"...수은 창립 48주년 기념사

 

한국수출입은행(수은) 윤희성 행장은 7월1일 수은 창립 48주년을 맞아 낸 기념사에서 "한국수출입은행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향하는 대표 정책금융기관, 대한민국 경제의 축제를 여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행장은 또 새로운 대내외 환경에서 수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전통적인 수출신용기관을 넘어 국제협력은행으로 그 역할을 확대, 정부정책 대응능력을 강화, 지속적으로 ‘질문하고 혁신하는 조직’, 스스로에게 엄격한 ‘청렴한 수은’을 주문했다.

 

다음은 기념사 전문.

 

<창립 48주년 기념사>

수은 가족 여러분,

우리 한국수출입은행이 창립 48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먼저, 오늘의 수은이 있기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1976년 납입자본금 253억원의 
작은 은행으로 출발했던 수출입은행은

지난 3월 수은법 개정을 통해 
법정자본금 25조원의 Global Leading ECA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대외경제협력기금, 남북협력기금에 이어
공급망안정화기금 업무까지 담당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정책금융기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수은의 성장과 성과는
그냥 막연히 주어진 결과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합심해서 이룬 결과이기에
더욱더 뜻깊고 가슴 벅찬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직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수은 가족 여러분,

우리 수은이 이룩한 지난 48년간의 눈부신 성과에도
새로운 도전이 또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급망 재편과 美·中 갈등, 러·우 전쟁 등으로
국제 자유무역질서가 새롭게 재편되고
‘자국 중심주의’가 뉴노멀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수출 대한민국’의 최전선에서 
글로벌 무역전쟁을 지원하는 수은에게
‘강 건너 불’은 더 이상 없습니다.

지구 반대편의 작은 변화가 갑자기 수은의 역할을
필요로 하는 ‘발등의 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 내는 요즘과 같은 
역사의 전환기에는 결단의 호흡이 중요합니다.

변화의 의미를 읽고 정확한 방향을 설정해야 합니다. 
방향이 틀렸다면 속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대내외 환경에서
우리 수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전통적인 수출신용기관을 넘어 
국제협력은행으로 그 역할을 확대해 나갑시다.

국가간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산업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전통적인 수출금융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급변하는 외부환경 대응을 위해 주요국 ECA들은 
새로운 금융상품 도입,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역할을 강화하고 지원방식을 다각화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수은도 기존의 대출․보증 위주 업무에서
복합금융 확대, DFI기능 수행, 투자업무 활성화, Treasury 기능 강화 등을 통해 업무를 고도화해나가야 하겠습니다.

기존 업무영역과 지원방식에 얽매이지 말고
지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솔루션을 만들어봅시다. 
변화와 도약은 계획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과감한 도전과 다양한 시도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제 우리 수은의 목표는 빠른 추격자가 아닌 
국제금융시장을 주도하는 선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ECA 모델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한번 해봅시다!


둘째, 정부정책 대응능력을 강화해나갑시다.

최근 각국의 경제․산업정책이 외교․안보전략과 
맞물리면서 대외정책금융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러한 대외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법 개정, 자본․인력 보강 등을 통해 
우리 수은의 역할 강화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정부 대외정책과 산업정책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업무 정합성 제고를 통해 
우리 경제의 역동성 회복을 뒷받침해나갑시다. 

수은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금융수단을 패키지化해
지원규모를 확대하고 금리경쟁력을 제고해서 
해외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합시다.

새로 담당하게 된 공급망안정화기금 업무와 경제외교 지원업무도 차질없이 수행해서 성과를 냅시다.

국가별․산업별 정책금융 수요 변화에도 기민하게 대응해서 
“수은이 없었다면 어떻게 가능했을까?”하고 
정부와 고객기업이 수은의 존재 필요성을 절감하게 만드는
대한민국 경제영토 확장의 첨병이 되도록 합시다.


셋째, 지속적으로 ‘질문하고 혁신하는 조직’이 됩시다.

일찍이 아인슈타인은 
“1시간 중 55분을 올바른 질문을 찾는 데 사용하겠다. 정답을 찾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는다.”고 하면서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최근 ChatGPT와 같은 AI 혁명이 계속되면서
질문만 좋으면 그 답을 얻는 일은 점점 더 쉬워지고 있습니다.

금융상품, 지원조건, 업무프로세스, 조직구성, 인사제도 등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기던 모든 관행에 대해
“왜 이렇게 하면 안되지?”라는 질문을 던져봅시다.

창의적인 질문이 일상인 수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토론이 일상인 수은, 
변화와 혁신이 일상인 수은을 다같이 만들어 봅시다.

우리가 던지게 될 다양한 질문들은
수은을 생동감 넘치는 조직으로 만들고,
어제보다 오늘이 나은 수은, 오늘보다 내일이 나은 수은을 만들어가는 토양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엄격한 ‘청렴한 수은’이 됩시다.

저는 수은이 그 어떤 기관과 비교해도
청렴함에 있어서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청렴의 문제는 
“이 정도는 괜찮겠지?”하는 느슨한 마음에서,
“나 정도면 청렴한 거지.”하는 자만하는 마음에서
균열과 파국이 시작됩니다.

우리 수은이 아무리 큰 성과를 내더라도
청렴하지 못한 조직으로 인식되는 순간,
그 누구도 우리가 애써 이룬 성과에 
주목하지 않을 것입니다.

벽돌 한 장 잘못 놓아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청렴의 문제에 관한 한 타협과 양보는 
없을 것입니다.

늘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살피고 또 살피는 수은이 됩시다.


수은 가족 여러분,

최근 들어, 자본금 확대, 정원 확대, 공급망안정화기금 업무 수행, EDCF 지원 확대, 경제외교 지원업무 수행 등

수은의 위상과 역할이 나날이 커지고 있어
은행장으로서 자랑스럽고 든든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까?”
“직원들의 업무부담이 커지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걱정과 질문에 대한 저의 결론은 늘 한결같습니다.

우리 수은에는 ‘성공의 DNA’가 있고
열정의 온도가 남다른 수은 직원들과 함께하면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없다는 것입니다.

위상과 역할이 커진 만큼 수은이 가는 길이 
험하고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어렵다고 돌아가지 맙시다.
비켜서거나 물러서지도 맙시다.
급하다고 건너뛰지도 맙시다.
우리에게 주어진 길을 의연하게 뚜벅뚜벅 걸어갑시다.
머리를 맞대고 힘 모아 함께 성과를 만들어갑시다.

박두진 시인은 ‘7월의 편지’에서

“7월의 태양에서는 사자 새끼 냄새가 난다”,
“7월의 바다에서는 내일의 소년들의 축제소리가 온다”고
7월을 예찬했습니다.

7월에 태어난 수은은 사자의 기운을 가졌습니다.

우리 한국수출입은행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향하는 대표 정책금융기관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축제를 여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창립 48주년을 맞아
오늘 우리는 또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그 발걸음은 대한민국 금융의 새로운 내일을 여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7월 1일
은행장 윤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