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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처·공공기관

안진 회계사들 "삼성 요구로 1:0.35 합병비율 조작 보고서 작성"

제일모직 가치 높이고 삼성물산 가치 낮추기 위해 두 회사 사업내용 및 현금·부채 등 조작

 

[웹이코노미=최병수 기자] 딜로이트안진 소속 회계사들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삼성 요구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비율을 1대 0.35로 맞추는 것이 정당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법조계 및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딜로이트안진 소속 회계사들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진술을 받아냈다.

 

앞서 지난 10일 '한겨레'도 삼성물산 의뢰로 합병비율 검토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딜로이트안진 소속 회계사들이 삼성이 요구한 합병비율에 맞추기 위해 제일모직 기업 가치를 높이고 삼성물산 기업 가치는 낮추는 방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을 검찰에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회계사들은 합병 비율을 맞추기 위해 제일모직·삼성물산 두 회사의 사업 내용과 현금·부채 등을 조작했다.

 

제일모직 가치를 높이려고 실체가 없는 바이오 사업을 2조9000억원으로 평가했으며 1조5000억원~2조원의 부채로 평가해야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콜옵션은 은폐했다.

 

삼성물산 가치 축소를 위해 현금성 자산 1조7000억원을 평가에서 제외시켰고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할인율 및 성장률도 허위로 꾸몄다.

 

딜로이트안진은 이같은 과정을 거쳐 지난 2015년 5월 25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대 0.35가 적정하다는 취지의 합병비율 검토보고서를 작성해 삼성 쪽에 제출했다.

 

이를 근거로 같은달 26일 삼성은 제일모직 주식 1주 당 삼성물산 주식 3주와 맞바꾸는 1대 0.35의 비율로 두 회사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딜로이트안진 외에 삼정KPMG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과의 합병비율이 1대 0.41이 적정하다는 평과 결과를 내놓았다.

 

대형 회계법인 두 곳이 작성한 보고서는 결국 주주들이 1대 0.35의 합병 비율을 수용 가능한 범위라고 결론 내리게 끔 하는 데 중요 자료로 활용됐다.

 

합병 비율 '1대 0.35'는 제일모직 주식 1주의 가치가 삼성물산 주식 3주와 같아 합병 당시부터 삼성물산 주주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수치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검찰은 제일모직·삼성물산간 합병 과정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구도간의 연관성 등을 살피고 있다. 또 승계 과정에 유리하도록 하기 위해 당시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부풀리는 분식회계를 벌였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