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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화학

[현장취재]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일상 속 사물인터넷(IoT)의 세계

이통3사, ‘2018 사물인터넷 국제전시회’서 일상·산업·안전 등 다양한 영역 IoT 기술력 뽐내

[웹이코노미=이선기 기자] 2008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이글아이>에서는 도주하는 주인공을 잡기 위해 도시의 CCTV 등 감시체계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주인공을 추격하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은 도망치기 위해 애쓰지만 하나로 연결된 도시 단위의 막강한 감시체계를 따돌리는 데 실패하고 만다. 비록 기술의 악용 사례를 든 영화 속의 이야기일 뿐이지만, 이미 해당 기술은 우리의 일상 속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영화로 접했던 것보다 훨씬 방대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를 목전에 뒀다. 말로만 듣던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이다.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인터넷은 거리에 관계 없이 사람과 사물, 또는 사물과 사물 간의 실시간 상호작용을 가능케 한다. 말 한 마디로 집 안의 모든 디바이스를 제어하거나 각종 재난안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달 12~14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는 이같은 사례들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2018 사물인터넷 국제전시회’가 열렸다. 그 현장을 다녀왔다.

 

 

2018 사물인터넷 국제전시회에는 전 세계 200여 개의 기술 관련 업체가 참여해 스마트팩토리를 비롯, 각종 IoT 융합 서비스, 플랫폼 등 자사의 우수한 기술력을 뽐냈다. 영화 속에서 보던 혁신 기술에 방문객과 업계 관계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통 3사(SK텔레콤, LG유플러스, KT)는 이날 현장에서 가장 큰 부스를 열어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멈춰 세웠다. 이들 3사는 개인생활부터 공공안전, 산업현장 등 사물인터넷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기술력을 선보이며 일생 생활의 혁신이 코 앞으로 다가왔음을 예고했다.

 

SK텔레콤(이하 SKT)은 영상 분석 기술과 센서를 IoT와 결합한 ‘T view 스마트침입탐지’ 기술을 비롯해 상용화를 준비 중인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 현대·기아자동차와 함께 선보인 ‘홈투카(Home to Car)’ 등의 서비스를 선보였다.

 

가장 눈길을 끈 기술은 ‘T view 스마트침입탐지’와 ‘Edge AI Platform’이었다.

 

‘T view 스마트침입탐지’는 기존 CCTV에 사람이나 사물 등을 인식할 수 있는 AI를 결합한 IoT 서비스다. 사람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자나 우산 등으로 얼굴을 가린 사람이나 마네킹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보안 수준을 높였다.

 

‘Edge AI Platform’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사람이 많은 대형 백화점이나 공공 장소에서 사람의 얼굴과 나이, 성별 등의 정보를 CCTV로 인식,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기술이다. 앞서 언급했던 영화 <이글아이>의 실사 버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화면을 살펴보기 위해 접근한 기자의 얼굴을 인식해 성별과 나이를 추출하는 것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영화 속에서는 비록 범죄에 사용됐지만, 실제 환경에서는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화와는 반대로 범죄 전과가 있는 자들을 블랙리스트로 설정하면 범죄 예방에도 쓰일 수 있다. 해당 기술을 소개하던 SKT 관계자는 “백화점 등 상업 시설에서는 시간대별 혹은 층별로 연령, 성별 분포도 등을 확인할 수있는 마케팅 데이터베이스로 활용 가능하다”며 “내년 1분기 혹은 2분기 내 상용화를 위해 막바지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전시 부스에서도 비슷한 기술을 찾아볼 수 있었다. LG유플러스의 지능형 CCTV는 사람과 사물, 동물 등을 정확하게 구별해 낼 수 있는 차세대 보안 기술이다. 딥러닝 기술 기반으로 움직이는 사물을 실시간으로 인식, 서버로 전송한다. 인식 범위는 통상 30m 전후이지만, 5G가 상용화되면 더 높은 해상도를 원활하게 구현할 수 있어 인식 범위도 늘어날 전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해당 기술은 현재 실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술”이라면서 “5G 망이 구축되면 더 넓고 먼 거리까지 인식 거리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LG유플러스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기술은 스마트홈 서비스다. 스마트홈 IoT 서비스 전시관은 전시 내내 도슨트(전시를 설명하는 안내인)의 설명을 듣기 위한 방문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전시관은 각종 생활가전과 연결된 스마트홈 환경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가정집 방 구조로 꾸며졌다. 음성 명령이 가능한 U+ AI 리모컨을 사용해보기 위해 리모컨에 말을 거는 방문객들도 종종 눈에 들어왔다.

 

 

이외에도 LG유플러스는 산업IoT 분야에서도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이미 국내외 많은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사례들과 공장 매커니즘 등을 실감나게 재현했다. 특히 부스 한 가운데 자리했던 산업용 드론 시연은 압권이었다. 드론의 비행을 실시간으로 제어했던 장소가 전시관에서 약 140km 가량 떨어진 충청북도 보은이었으니 말이다. 실시간 자율주행이 가능한 산업용 드론의 현주소를 실감할 수 있었다.

 

KT의 중심 테마는 ‘안전’이었다. 안전과 사람의 편의를 중심으로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미래 스마트시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부스는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시티 플랫폼, 스마트시티 교통안전, 스마트시티 생활안전, 스마트시티 환경안전 총 4곳으로 구성됐다.

 

타 통신사에는 없던 KT만의 차별화된 기술 '재난안전 서비스'는 KT 부스에서 가장 돋보였던 서비스다. 이 기술은 화재감지기와 불꽃, 온도, 연기 등을 인식하는 센서가 반응하면 CCTV와 상호작용해 현장을 빠르게 포착한다. 해당 영상은 KT 가디언센터로 즉각 전송되기 때문에 현장 출동은 물론 영상 분석을 통해 대피로를 확보하는 등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미세먼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취합, 진단할 수 있는 ‘KT 에어맵’은 이전에는 상상해보지 못한 분야의 기술이었다. 미세먼지 측정기를 도심 곳곳에 설치,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농도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의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서비스다.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이통3사의 부스를 돌아다니면서 한 가지 느꼈던 것은 전반적으로 구현 과정에서 지도가 많이 보였다는 점이다. 그만큼 인간의 활동 반경이 늘어나고, 반대로 세계와 세계의 거리는 더 좁혀졌음을 의미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영화 속 한 장면으로만 생각했던 진정한 세계화 시대도 이제는 머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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