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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총 "준비도, 합의도 실종된 교육과정 대못 박기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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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 발표에 대한 입장
"고교학점제 도입조차 회의적인데 여타 교과 시수부터 줄이나"
"국민은 인성교육 1순위 꼽아…정파적 민주시민만 강조 이유 뭔가"
"자유학기에 진로연계학기 도입…교과교육 위축, 학부모 부담 우려"


[웹이코노미 윤혜인 기자] 교육부가 24일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했다. 고교학점제를 위한 과목 선택권 확대와 진로연계학기 도입, 생태전환교육 및 디지털교육 강화, 민주시민교육 전 교과에 반영 등이 주 내용이다.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는 “기승전 고교학점제, 기승전 민주시민교육, 기승전 분권화에 매몰된 총론”이라며 “준비도, 합의도 실종된 교육과정 대못 박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윤수 회장은 “합의되지 않은 대립적‧이념적 민주시민이 아닌 홍익인간에 기초한 인성 함양과 능력 계발을 강조하고, 준비되지 않은 진로‧선택과정에만 매몰돼 학력 저하와 격차를 초래할 것이 아니라 기초학력을 보장해 학생들이 미래를 살아갈 힘을 길러 주는데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총론 주요 개정 방향에 대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또 교육과정을 전면 개정하는데 대해 현장은 매우 회의적이며, 그 가운데 민주시민교육과 생태전환교육, 노동 및 인권의 가치 등에 대한 내용만 과하게 강조하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정치적 맥락이나 수년 간 학교 현장의 경험을 비춰볼 때, 민주시민교육과 노동인권교육 등은 가치중립적이기보다는 특정 가치만 부각되는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특히 모든 교과에 민주시민교육 내용을 편제토록 하는 것은 특정 이념‧가치의 과잉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지난 4월 한 여당 의원이 홍익인간을 삭제하고 민주시민을 강조한 법 개정을 추진한 일, 올 신학기 세종교육청이 촛불집회 기록집인 ‘촛불혁명’을 민주시민교육 자료로 일선 학교에 일방 배포한 일 등을 예로 들었다.

 

또한 “사회와 도덕교과 외 모든 과목에서 배울 수 있도록 교과서를 재구조화하는 연구 용역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심지어 예체능 과목에서도 인권, 혐오, 차별, 사회정의와 불평등, 비판적 사고와 실천 등 민주시민교육의 주요 개념과 연결되는 작품 감상이나 활동을 강제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10만 명 넘는 국민이 참여해 정부·여당이 민주적 숙의 과정이라고 홍보한 ‘국민참여단 설문조사’ 결과, 초·중‧고에서 강화돼야 할 교육영역은 인성교육(36.3%)이 가장 높았고, 독서 등 인문학적 소양(20.3%), 진로·직업 교육(9.3%)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시민교육(5.1%)은 6번째였을 뿐이다. 

 

교총은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노동인권교육은 의견조사도 하지 않았고, 여타 부분도 후순위였는데 개정안에서 과하다 할 정도로 강조하는 이유를 교육부는 설명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과 함께 교육과정을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정권의 입맛에 경도된 것으로 비춰질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교학점제 2025년 도입을 기정사실화 하고 교육과정 개정을 추진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교원 확충, 대입 개편, 교육격차 해소 등 고교학점제 도입의 전제 조건은 전혀 준비되지 않아 현장에서는 제도 도입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면서 반대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모든 것을 다음 정권에 떠넘기고 교육과정만 먼저 개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총이 지난 8월 전국 고교교원 22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72.3%가 고교학점제 2025년 도입에 반대했다. 심지어 고교학점제를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이 상대적으로 갖춰진 연구학교 교원조차도 64.2%가 반대했다.

 

국‧영‧수 등 교과 시수를 줄인데 대해서는 “도입 여부조차 불투명한 고교학점제 실현을 위해, 그리고 교과 간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률적으로 시수를 줄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미래사회는 어떻게 변할 것이며, 그 속에서 우리 학생들은 어떤 내용을 얼마나 배워야 할 것인가에 대한 종합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유학기 활동 개선과 전환교육 도입에 대해서는 “지금도 자유학기제는 학교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반발과 민원 속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학생에 따라 노는 학기, 선행학습의 기회 등으로 활용되는 만큼 냉정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1학년 한 학기는 자유학기, 3학년 2학기는 전환교육 시기가 된다면 학교 교과교육이 위축되고 학부모 부담도 커질 수 있다”며 “차라리 입시가 끝난 후 진로교육을 보다 심화하고 프로그램을 내실화하는 방향이 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과정의 분권화‧자율화에 대해서는 “지역마다 분권화된 교육과정이 생기면, 학습범위나 난이도, 학습량의 차이를 불러올 수 있고, 이는 평가의 공정성과 적합성 논란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위학교 교원의 교육과정 자율 운영이 강조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특정 성향 교육감들의 ‘분파 수단으로 경도된 민주시민, 인권, 근현대사 교육’ 등만 강화될 수 있고, 각종 공문으로 교육현장에 영향을 미치는 빌미만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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