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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화학

[웹이코노미 FOCUS]정용진의 ‘푸른밤’은 ‘돈 먹는 하마’...이마트 570억 자금 수혈에도 ‘허덕허덕’

제주소주, 마케팅 올인했지만 시장 점유율 1% 미만... 매각설에는 “사실무근” 강력 부인

 

[웹이코노미=김소미 기자] 2016년 150억원, 2017년 100억원, 2018년 120억원, 2019년 100억원, 2020년 100억원.

 

이마트가 제주소주 인수 후 매년 쏟아 부은 금액이다. 제주소주는 이마트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지금까지 총 570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았지만 여전히 소주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189억원을 들여 진행된 이마트의 제주소주 인수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주가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수입주류 유통 채널인 신세계L&B 등 계열사를 통해 맥주 및 와인을 수입해왔다. 그의 술 사랑이 소주까지 끌어안은 것이다.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인수하고 난 다음 해 9월, 제주소주는 ‘푸른밤’ 소주를 출시했다. 16.9도의 ‘짧은밤’과 20.1도의 ‘긴밤’을 선보여 4개월 만에 300만병을 팔았다.

 

전년 1억6300만원이던 매출액은 푸른밤 출시 후 7배 껑충 뛴 11억8100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19억3200만원에서 59억5800만원, 당기순손실은 22억9500만원에서 64억9000만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마케팅에 올인한 제주소주, 매출액 올랐지만 손실액도 커져

 

2018년 손실이 커진 이마트는 위기 탈출의 돌파구로 마케팅 총력전을 선택했다. 푸른밤을 구매하면 숙취방지음료 ‘꽐라만시’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논현동에 푸른밤 소주를 판매하는 다이닝 포차 컨셉의 ‘푸른밤살롱’을 오픈하는 등 푸른밤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어 ‘처음처럼’, ‘클라우드’, ‘순하리’ 등을 성공시킨 우창균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상무를 제주소주 및 신세계L&B 대표로 선임해 본격적으로 소주 사업 키울 준비를 했다.

 

2018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제주소주는 광고선전비로 20억1600만원, 판매촉진비로 34억3300만원을 지출했다. 2017년 광고선전비 10억7900만원, 판매촉진비 1억1700만원에 비하면 각각 2배, 29배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제주소주는 마케팅에 치중하며 매출액 42억9930만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127억4300만원, 당기순손실 129억3030만원을 냈다. 여러 이벤트를 통한 어시스트에도 푸른밤은 힘을 쓰지 못했다. 그해 푸른밤의 시장 점유율은 1%에도 못 미쳤다.

 

2019년 2월 푸른밤의 누적 판매량은 1000만병을 돌파했으나 연간 국내 소주 판매량인 37억병에 비하면 0.3%에 불과했다. 푸른밤을 알리기 위해 오픈한 푸른밤살롱도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2019년 성적표는 전년보다 더 처참했다. 광고선전비 16억9200만원, 판매촉진비 34억4600만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해 47억76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손실액은 오히려 더 커졌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5억원 가량 적자 폭이 늘어난 140억5900만원, 143억2200만원을 기록했다.

 

끼어들 틈 없는 견고한 소주 시장에 결국 매각설 대두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올해 6월 초 제주소주 매각설이 불거졌다. 계속되는 적자에 지친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M&A 시장에 내놨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 소문의 내용이었다.

 

소주는 다른 주류와 달리 브랜드 선호도가 강해 충성고객들이 많다. 이런 이유로 당초 신세계가 소주 시장에 출사표를 냈을 때 업계에서는 이를 비관적으로 점쳤다. 아무리 강력한 유통망을 가지고 있더라도 진입장벽이 지나치게 높은 소주 시장에 끼어들 틈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2020년 3월 말 기준 ‘참이슬’과 ‘진로’를 판매하는 하이트진로의 소주부문 전국 시장 점유율은 6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소주의 고향인 제주도의 경우 ‘한라산’이 60% 점유율을 기록 중이고 ‘참이슬’이 30%로 뒤를 잇고 있다.

 

한편 이마트 측은 매각설에 대해 “사실 무근이다. 내부에서 매각 관련 얘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며 “현재 제주도 지역을 기반으로 점유율을 높이는데 치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미 웹이코노미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