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최병수 기자] 가사도우미·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이준민 판사)은 피감독자간음·강제추행·성폭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한 재판부는 김 전 회장에게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각각 5년씩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자신의 별장에서 일한 가사도우미를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가사도우미 자녀라고 주장한 A씨는 이같은 사실을 청와대 청원에 올려 김 전 회장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김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2월부터 7월까지 본인의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녹취록을 통해 비서가 저항하자 “너는 내 소유물이다”, “반항하지 말라”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지난 2017년 7월 신병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김 전 회장은 성폭행 의혹이 논란이 되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김 회장이 2년여 동안 미국에 머물자 수사는 진척이 되지 않았다.
이후 작년 10월 22일 김 회장이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자 경찰은 그를 즉시 체포해 수사를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그룹 총수라는 사회적 모범을 보여야 할 자리에 있던 피고가 가사도우미와 비서에게 여러 차례 성폭력을 행사했다”면서 “피해자들 모두 피고 지시에 순종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는 데 피고는 이를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김 전 회장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피해자들 모두 피고를 용서한 점, 피고가 대부분 사실관계를 인정한 점, 피고의 나이가 75세 고령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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