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김필주 기자] 재벌그룹 오너일가를 비롯해 대기업·중견기업 CEO 등 재계 명사들의 이혼·재혼은 항상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유교적 관념에 얽매였던 과거와 달리 개인 행복이 중요시 되는 요즘에는 이혼·재혼이 큰 흠결은 아니지만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경우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가십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웹이코노미가 국내 재계 명사들의 이혼·재혼 스토리를 연속해서 보도한다.
1995년 5월 24일 이명희 신세계 회장 장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당시 부사장)과 국내 톱 여배우 고현정씨가 결혼했다. 정 부회장의 부친은 정재은 조선호텔 회장이며 모친은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의 다섯 째 딸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다.
두 사람의 결혼은 재벌그룹 3세와 톱 여배우와의 결혼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됐다. 미스코리아 출신인 고씨는 당시 드라마 '모래시계' 여주인공으로 출연해 최고 인기를 구가했다.
정 부회장과 고씨는 결혼 후 아들인 정해찬씨와 딸 정해인씨 등 1남 1녀를 두게 됐다.
많은 사람의 축복을 받았던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끝내 10년을 채우지 못했다. 결혼한 지 8년 6개월 만인 지난 2003년 이혼에 합의하게 된 것. 2003년 11월 19일 오전 9시 고씨는 법정대리인을 통해 이혼 조정신청을 냈고 양측 대리인은 조정 과정을 거쳐 두 시간만인 같은 날 오전 11시 이혼에 합의했다.
정 부회장과 고씨와의 이혼사유는 성격차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녀들에 대한 양육권은 정 부회장에게 돌아갔고 고씨는 위자료 15억원을 지급받았다.
이 과정에서 정 부회장이 고씨에게 이혼 위자료로 당시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시가 40억원 상당의 스타벅스 커피전문점 매장을 넘겨줬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 신세계 측은 "스타벅스의 국내 매장은 스타벅스 한국 법인이 직접 관리해 개인에게 양도가 불가능하다"며 이같은 소문을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이혼 원인을 엄격한 정 부회장의 집안 가풍에 따른 고씨와 시댁 식구들과의 불화로 추정했다. 특히 고씨 시어머니인 이명희 회장과의 불화설은 많은 연예 매체들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 ‘동병상련’ 돌싱간의 만남...플루티스트 한지희씨와의 만남과 재혼
고씨와의 이혼 후 사업에 매진하던 정 부회장은 지난 2011년 5월 10일 12살 연하 플루티스트 한지희씨와 새롭게 화촉을 밝혔다.
한씨는 고(故) 한상범 대한항공 부사장 딸로 중학교 시절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예비학교를 졸업한 후 프랑스와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이어 이화여대 석사과정을 마친 후 일본 무사시노 음대에서 전문 연주자 과정을 수료한 뒤 성신여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 출강해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었다.
한씨 역시 정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결혼에 실패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2003년 23세 때 5살 연상의 평범한 회사원과 결혼했다가 3년 만인 2006년 이혼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배우자와 이별 전력이 있는 두 사람이 동변상련을 느끼고 더욱 빠르게 호감을 가지고 열애를 시작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씨와 정 부회장간 교제설은 지난 2007년 12월 처음 불거졌다. 딩시 일부 매체에서 정 부회장이 플루트를 전공한 한씨와 서울 이태원 일대에서 만남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 매체는 두 사람이 한씨 모친이 운영한 서울 이태원 레스토랑에서 만나 열애를 시작했다고 보도하는 등 두 사람의 열애설은 기정사실화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음악회를 다니는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사이로 공연을 몇 번 보러 다녔을뿐 깊은 사이는 아니다"라며 열애설을 부인했다.
한씨 역시 지난 2008년 1월 '레이디경향'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 부회장과는 친한 사이일 뿐 교제하는 관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열애설은 사라지지 않았다. 3년 후인 지난 2010년 7월에는 한씨 독주회 자리에 정 부회장이 참석한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10월 정 부회장 가족이 입주한 경기도 판교 남서울CC(컨트리클럽) 앞 호화저택을 두고도 많이 추측이 나돌았다. 정 부회장은 2010년 7월 현재 거주중인 이태원 자택이 아이들과 함께 살기 좁아 판교에 새로운 주택을 짓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호사가들은 판교 저택이 한씨와의 신혼집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고 이 예상은 적중했다.
분당 남서울CC 입구 전원마을에 위치한 정 부회장의 판교 저택은 약 3300㎥(1000평대)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세워졌다.
지상 1층에는 대형홀·거실·주방이 2층에는 다수의 방과 욕실 등이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교 저택에는 아치, 적갈색(테라코타)벽 등 유럽 지중해풍 건축양식에다가 수억원대를 호가하는 대리석 등 최고급 자재들로 치장돼 있다. 정원 한 편에는 수영장이 마련돼 있으며 저택 아래로는 남서울CC 전경이 내려다 보인다. 높은 담벼락과 주변 10m 간격으로 CCTV가 설치돼 있다.
당시 지역 부동산업계는 정 부회장의 판교 저택 땅값만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011년 4월 '디스패치'는 정 부회장과 한씨 양쪽 집안이 상견례하는 모습을 포착해 단독 보도했다. 이때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는 정 부회장 부친 고(故) 정재은 명예회장과 모친인 이명희 회장, 여동생 정유경 부사장 내외 그리고 한씨와 한씨 모친, 여동생 등이 모여 극비리에 상견례를 치뤘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상견례 전에도 공원 등지에서 자주 데이트하는 모습이 발견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1개월 후인 같은해 5월 10일 두 사람은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삼엄한 경비 아래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결혼식날 신세계측은 외부인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하객들이 출입하는 호텔 정문에는 그룹 관계자와 경호원 수십여명이 배치됐고 이들은 차량 번호판을 일일이 확인한 뒤 초청된 하객만 들여보냈다.
또 하객 차량이 입장할 때에도 경호원들이 차량 유리를 우산으로 모두 감쌌고 호텔 입구 및 엘리베이터, 주차장, 연결 지하도 등 모든 통로를 경호원들이 통제했다.
특히 정 부회장 사촌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할 때에는 취재진과 경호원간 몸다툼이 일어나 카메라가 파손되고 경찰들이 출동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세기의 결혼식을 마친 두 사람은 결혼 후 2년 6개월만인 지난 2013년 12월 말경 1남1녀의 이란성 쌍둥이를 품에 안았다.
김필주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