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김필주 기자] LG전자 일부 부서에서 정부가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제를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달 초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서는 LG전자 경남 창원 SAC(시스템에어컨) 연구소에서 발생하고 있는 연장근무 실상을 밝히는 글이 게시됐다.
게시자는 정부가 아이디 태깅을 통해 주 52시간 근무 시행 여부를 검사하려 하자 창원 LG전자 SAC 연구소가 연구원들에게 출퇴근시 거쳐가는 스피드게이트를 넘어 퇴근할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태깅(Tagging)은 일종의 식별작업을 통해 데이터 수집 후 분석하는 작업이다. 게시자에 따르면 해당 연구소 책임자는 근태시스템 퇴근시간과 RFID를 일치시켜야 한다며 연구원들에게 스피드게이트 담을 넘으라고 지시했다. 또한 그는 이같은 행태를 HR부서가 알고도 눈감고 있다고 지적했다.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는 주파수를 이용해 아이디(ID)를 식별하는 방식으로 일명 전자태그로 불린다. 스피드 게이트에 설치돼 직원들 아이디 카드를 인식하는 장치다.
즉 실제 RFID에 찍힌 연구원들의 퇴근시간과 근태시스템상 퇴근시간을 맞추기 위해 이같은 방법을 썼다는 것이다.
게시자는 "연구원들이 무슨 도둑이냐"며 "담 넘으면서 자존감이 다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SAC HR이랑 개발팀에서 헬창원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오후 5시 이후 담 넘는 인원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초 생산직 일부 라인에 대해 주 52시간 근무를 시범적으로 도입한 데 이어 같은해 3월부터 모든 생산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확대 운영했다. 또 작년 2월 26일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주 40시간 근무제 시험 도입하는 등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앞장서 왔다.
주 52시간 근무 제도는 그동안 계도기간을 마치고 지난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이 주 52시간 제도를 위반할 경우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 2천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창원 SAC 연구소와 HR부서에 확인한 결과 주 52시간 근무제 위반 사례가 없다"며 "객관적 사실이 없는 블라인드 익명 게시자말만 가지고 주 52시간 근무제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개연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필주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