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감이슈-이수만 SM 총괄프로듀서] 개인회사 '라이크기획' 일감몰아주기 의혹 해소 회피

  • 등록 2019.10.18 1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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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라이크기획에 소속 가수 프로듀싱 대부분 맡겨....연매출 대비 최대 6% 수수료 지급

 

[웹이코노미=김필주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던 이수만 SM 총괄프로듀서(PD)가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국감에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이 총괄PD를 불러 최근 논란이 됐던 그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간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었다.

 

앞서 지난 2일 정무위는 일반증인과 참고인 총 16명에 대한 출석요구 안건을 의결했는데 이중에는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요청한 이 총괄PD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국회가 요구한 이 총괄PD의 출석일은 이달 18일로 이날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무위 소속 기관에 대한 종합감사가 진행되는 날이다.

 

하지만 지난 16일 국회 등에 따르면 이 총괄PD는 최근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괄PD는 신규아티스트 그룹의 글로벌 데뷔·홍보, 신규 사업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 협의 등을 위해 현재 미국과 중국 출장 중이라며 불출석 이유를 설명했다. 불출석사유서에 기재된 출장기간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4일이다.

 

SM엔터 2018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라이크기획은 SM엔터 특수관계자에 속한다. SM엔터는 매년 매출액의 최대 6% 가량을 라이크기획에 인세로 지급해왔다.

 

실제 SM엔터 올해 1분기 보고서에는 "당사는 라이크기획에 매출액의 최대 6%를 인세로 지급함"이라는 문구가 기재돼있다.

 

지난해 SM엔터는 라이크기획에 영업비용으로 145억2546만원을 지급했다. 1년 전인 지난 2017년에는 라이크기획에 기타비용 항목으로 108억3269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 총괄PD가 지난 1997년 설립한 라이크기획은 현재까지 회사 규모, 운영 방식, 배당금 등 구체적인 현황이 드러나고 있지 않다.

 

라이크기획은 법인으로 등록돼 있지 않고 이 총괄PD가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는 개인사업체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상에도 기업형태(개인사업자)와 주소 같은 사업장 정보 외의 다른 정보는 일절 공개돼 있지 않다.

 

SM엔터는 회사 소속 가수 음반과 SM 제작 음반의 음악 자문 및 프로듀싱 등 업무 대부분을 라이크기획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때문에 한 음반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요·음반 시장점유율(24%) 1위인 SM이 실체가 불분명한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에 소속가수 프로듀싱 대부분을 맡기고 있다"면서 "당기순이익 6%가 아닌 매출액의 6% 규모를 인세로 지급하는 것은 매우 과다한 수준이다. 어떤 기준으로 이같은 비율을 책정했는지 의문이 든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중소기업현황정보에 따르면 라이크기획이 위치한 주소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423'은 우연의 일치인지 SM엔터 본사인 SM타운 빌딩 주소와 동일하다.

 

이같은 의혹이 일자 지난 5월 30일 SM엔터는 공식자료를 통해 "당사와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은 당사의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과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창립 초기부터 지속돼 왔다"며 "2000년 당사 코스닥 시장 상장 이후 현재까지 해당 계약·거래 내용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시·감사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은 외부 전문기관들의 자문·검토를 거쳐 글로벌 동종 업계의 사례 등을 면밀히 비교·분석한 적정한 기준으로 계약이 체결됐다"며 "당사와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은 일감몰아주기에 해당하지 않으며 기타 법률적 문제점이 없는 계약임을 다시 한번 알려 드린다"고 해명했다.

 

해명에도 해소되지 않는 '일감몰아주기' 의혹...KB자산운용, SM과 라이크기획간 합병 요구

 

그러나 SM엔터의 이러한 해명에도 의혹은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 지난 6월 SM엔터 3대 주주인 KB자산운용(지분 7.59%)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SM과 라이크기획간 합병을 요구했다.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는 주주서한을 통해 "이 총괄PD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이 SM에 수취하는 인세는 소액주주와 이해상충에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라이크기획과 SM간 합병 및 30%의 배당성향을 요청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KB자산운용은 "SM USA 산하 자회사들과 SM F&B는 본업과 관련성이 없고 현재까지 발생한 적자 규모를 감안할 때 역량이 부족하다며 SM을 퇴사한 이 총괄PD의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한 사업이라는 사실은 구태적인 기업문화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KB자산운용의 합병요구에 대해 지난 7월 31일 SM엔터는 합병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당시 SM엔터는 답변서를 통해 "라이크기획은 법인 형태가 아니므로 합병은 법률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방안이며 당사는 합병을 강요할 권리도 없다"며 합병 요구를 거절했다.

 

뒤이어 "이 문제(합병)와 관련해 글로벌 음악산업에서 프로듀싱이 차지하는 중요성과 역할을 KB자산운용측이 간과하고 잘못 인식한 측면이 있으며 수많은 사업·인력·비용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고 설명했다.

 

SM엔터는 지난 6월말 만료예정이던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서 용역 계약을 올해 연말까지 연장한 상태다. 이미 SM엔터는 작년 12월 31일자로 만료 예정이던 라이크기획과의 용역 계약 기간을 3회에 걸쳐 연장했다. 지난 3월말 1차 연장 계약기간에 이어 6월말 2차 연장계약, 올해 12월말 까지 3차 연장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 총괄PD의 국감 불출석으로 국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되자 업계의 이목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쏠리게 됐다.

 

지난 8월 말 조 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기업들이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했지만 총수 일가가 소수의 지분으로 지배력을 행사하고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관행 등 개선할 부분은 아직 남아있다"면서 "시장에서의 반칙 행위는 용납돼서는 안되기에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위법행위에는 엄정한 법 집행을 하겠다"며 일감몰아주기 근절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김필주 웹이코노미 기자 webecono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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