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 손정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와 총수 사돈기업 삼표에 대한 일감몰아주기와 통행세 편취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지난달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문제와 관련해 현대차그룹 측에 질의서를 발송했다고 1일 밝혔다.

심 의원 측은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글로비스의 통행세 편취와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자동차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의 통행세 편취,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장인 기업인 삼표의 통행세 편취와 일감몰아주기 등 만연한 편법적 경영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총수 일가를 위한 통행세 편취와 일감몰아주기가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대표적 적폐라며, 지난 19대 국회 때 이를 막기 위해 독점 규제와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의2라는 별도 조문이 만들어질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설립 후 현대차그룹 물류 대부분을 전담하며 성장한 회사로, 삼표 정도원 사장은 정의선 부회장의 장인으로 현대차그룹과 사돈 관계 회사라는 것.

현대글로비스와 삼표는 실질적 역할이 없지만 현대차그룹의 철강 계열사 현대제철의 석회석 공급 구조에 끼어들어 통행세를 편취했으며, 삼표기초소재, 네비엔, 삼표레일웨이 등 삼표그룹 계열사들과 현대차그룹 간에 슬래그 독점공급 계약이 존재하는 등 다양한 형식의 비정상적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현행 공정거래법은 특수관계인이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상장 계열사에 적용되는데, 현대글로비스는 2015년 2월 이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보유 주식 비율이 29.9%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삼표는 현대글로비스와 친인척관계이지만 현대차그룹 기업집단에 해당되지 않아 적용 대상이 아니다.

또한 한라그룹 만도와 독일 헬라가 합작해 설립한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는 생산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제품을 만도와 현대모비스를 거쳐 현대차와 기아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는데, 만도와 현대모비스가 ADAS 제품 재가공 등 실질적 역할 없이 납품구조에 끼어들어 통행세를 편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친척 관계이지만 정몽원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한라홀딩스 보유 지분율이 27.42%로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일감몰아주기는 재벌 총수일가를 위해 부당하게 경제상의 이익을 이전하는 행위”라며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성장한 회사와 기존 지주사의 합병과 인수 등이 총수 2세들의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활용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법 취지가 일감몰아주기 근절이지만 현대차그룹은 적용 대상이 되는 특수관계인의 범위가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로 한정된다”며 “총수 일가와 사돈 관계에 있는 기업에는 해당되지 않는 등 맹점을 이용해 제도를 회피하고 일감몰아주기를 계속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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