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UN 난민신청 위해 출국..."가해기업 실태 알릴 것"

  • 등록 2019.07.25 16: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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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CMIT·MIT 성분 헤어에센스 사용 후 8차례 수술... CMIT·MIT 전면 사용 금지해야"

 

[웹이코노미=김필주 기자]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CMIT·MIT 피해자 정모씨가 지난 17일 UN에 난민신청을 하고자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8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단체들과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등이 공동 결성한 '안전·공정·행복 연대행동회의'는 이날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피해자들이 가해기업과 국가기관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선홍 글로벌에코넷 상임회장은 이날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기업의 맹목적인 이윤추구와 국가의 무책임한 방관과 묵인, 증거은폐 및 범인은닉 등 공범관계 하에 발생한 충격적인 재앙"이라며 "독성 화학물질로 인해 현재까지 사망한 대한민국 국민이 1402명에 달하고 지금 이 시간에도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강력한 피해유발 독성물질인 CMIT·MIT를 독점 공급했던 SK케미칼에 대한 민사적 구상권 청구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김 회장은 CMIT·MIT 피해자로 알려진 정모씨가 정부와 가해기업들의 실태를 알리고자 UN에 난민신청을 했고 이를 위해 지난 17일 출국했다고 알렸다.

 

김 회장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이 시판된지 26년이 지난 지금 국제사회에 대한민국 정부와 가해기업들의 실태를 고발하기 위해 피해자인 정씨가 본의 아니게 난민 신세가 됐다"면서 "정씨가 UN에 간 이유는 천부적으로 받은 인간 권리가 대한민국 내에서 박탈당하는 현재의 문제점을 제3의 국가에 알리려고 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알려진 정씨는 이달 3일 민주평화당이 국회에서 개최한 국민경청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한 바 있다.

 

당시 정씨는 "지난 2014년 10월 CJ 홈쇼핑에서 런칭한 유명 아티스트의 헤어 에센스를 사용한 뒤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MIT의 피해를 입었다"면서 "천연성분 에센스라고 판매해 소비자 입자에서 일말의 의심 없이 사용했다. 어느 날 과로나 감기가 걸린 것처럼 쓰러졌고 이후 영문도 모른 채 눕기 시작해 응급실로 실려간 후 수술을 시작하게 됐다. 이제는 더 이상 수술 할 곳도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가습기 살균성분 CMIT·MIT 독성은 인체에 치명적이다. 제품의 뒷면용기를 보면서 이 화학물질에 대한 성분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제품에는 버젓이 CMIT·MIT 표시가 인쇄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해기업들의 은폐 행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 갔다.

 

정씨는 "최근 뉴스를 통해 SK케미칼의 전신인 유공 연구원이 지난 1994년 9월 작성한 보고서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을 인간에게 적용할 때 매우 위험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을 알게 됐다"며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제품 시판 전 치명적인 독성으로 사람이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사전 인지한 SK케미칼이 이를 은폐·조작해 생긴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피해 대상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한정해서는 안된다"며 "국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가습기 살균제 물질이 들어간 생필품을 자신도 모르게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정씨는 CMIT·MIT의 전면 사용 금지도 주장했다.

 

정씨는 "CMIT·MIT는 정화조 세정제, 건축용 곰팡이 제거제 등 공업용 원료로 쓰이는 물질임에도 사람들은 이 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일상에서 바르거나 뿌리면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현실"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특별 명령으로 가습기 살균제 물질인 CMIT·MIT를 전면 금지하고 정부는 피해자 전담 부처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 본부로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끝으로 그는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은 기업을 위한 법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법으로 다시 제정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정씨는 CMIT·MIT가 함유된 헤어에센스 등을 장기간 사용해 각종 피부질환·폐질환 등에 시달리며 병원에서 8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그는 작년 겨울부터 5개월여 동안에는 식약처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정씨는 본인이 앓고 있는 병의 원인이 CMIT·MIT로 인한 질환이라는 의사의 진단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 23일 가습기 살균제 참사 재수사 결과를 발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SK케미칼 홍모 전 대표 등 3명이 구속기소됐으며 애경산업 안 모 전 대표 등 15명은 불구속기소됐다.

 

또 정부 내부 정보를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환경부 공무원 최모씨와 사회적 참사 특조위 조사를 무마하는 대가로 금품을 챙긴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 등도 기소됐다.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재판에 넘긴 인원은 모두 34명이다.

김필주 웹이코노미 기자 webecono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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