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우 건축가의 스케치여행 ⑭ 전통적 가치와 미래 디자인의 공존도시 '밀라노(Milano)'

  • 등록 2019.07.15 12: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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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이코노미=글·그림 임진우] 밀라노는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공업중심도시이며 교통의 요지로 말펜사 공항에서 한 시간 정도 이동하면 밀라노 도시 중심부로 진입할 수 있다. 이 곳에는 오래된 르네상스 양식의 전통건축물들이 잘 보존돼 있어 역사 도시임을 알려준다. 간혹 리모델링하는 건물들은 기존 도시문맥을 유지하도록 외관 디자인에 제약을 두고 있다. 차량과 어울려 시내를 누비는 오래된 전차와 이런 이유로 하늘에 거미줄 같이 걸려 있는 전선줄마저도 관광객들에게 도시의 정체성을 알려준다.

 

 

 

밀라노 관광의 압권이라고 할 수 있는 고딕 양식의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은 수직적인 모티브의 백색대리석으로 지어져 그 위용이 대단하다. 지붕까지 올라가서 도시의 주변 풍경을 내려다보라는 지인의 권유를 다녀와서야 뒤늦게 들었으니 아쉬운 마음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겠다.

 

 

유럽의 도시는 광장문화에 익숙하다. 눈이 부신 오후에 방문한 대성당 앞의 중심광장은 기념동상을 중심으로 자유로운 인파가 비둘기들과 뒤섞여 있다. 햇볕이 강해서 마치 이런 장면은 인상파의 그림처럼 강렬한 콘트라스트를 연출한다.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역사와 문화와 건축과 예술이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들고 있다. 야외카페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피자 한 쪽과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주문한다. 걸어 다니느라 지친 여행자에게 필요한 힐링타임이다.

 

 

도시계획 상 스포르체스코 성은 중심부에 연접하여 보행자들에게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확인시켜준다. 빈티지한 벽돌의 성벽은 고색창연하고 공원에 둘러싸여 그 규모 역시 방대하다. 이면도로의 비좁은 골목에 면한 오래된 집합주거건축 양식은 안 쪽에 건물로 둘러싸인 파티오(Patio)라는 중정을 공유한다.

 

 

 

외관은 대개 발코니가 매달려있고 어김없이 집집마다 화초와 꽃 화분들을 가꾸어놓은 모습이 살갑다. 비록 작은 실천이지만 자신의 가족 뿐 아니라 공공에 공유하고 제공하는 시민의식이 도시를 풍부하고 아름답게 한다는 사실을 한 수 배운다. 밀라노는 패션과 디자인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2년마다 개최되는 베니스 비엔날레 같은 행사도 있지만 이 곳 밀라노에는 매년 'Salone del Mobile Milano' 라는 국제 가구 박람회가 열린다.

 

 

지난해에도 1,400개에 가까운 가구디자인 업체들의 전시가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컨벤션 센터 전시장의 건축디자인도 현대적 기술력이 결합되어 완성도가 높다. 총 24개의 각 전시장을 연결하는 스카이브릿지 상부에는 비정형 스카이라이트가 파도처럼 출렁거리는 이미지로 만들어져 역동적인 미래도시를 연상케 한다.

 

 

바닥에는 공항 여객터미널에서 봄직한 무빙워크로 수평이동까지 대규모 인원을 실어나른다. 길 찾기를 도와주는 각종 표지판을 비롯한 편익시설들의 디자인도 매우 인상적이다. 밀라노는 역사적인 도시임에도 도심지 외곽에는 과감하고 자유로운 디자인의 건축물이 공존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고 했던가. 옛 것의 소중한 정신적 가치들을 현재로 또 미래로 연결하는 노력에 감탄하며 이런 역할을 잘 감당해낸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임진우 건축가의 스케치여행> - 글·그림 임진우 정림건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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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Arts 기자 webecono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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