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빵 톺아보기⑥ 대웅그룹] ‘욕설 파문’ 윤재승 회장, 내부거래로 개인회사 키워 그룹 지배력 확보

  • 등록 2019.06.03 14: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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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사’ 엠서클·디엔컴퍼니, 일감몰아주기로 급성장…이지메디컴 통해 억대 배당 ‘꿀꺽’

 

[웹이코노미=신경철 기자] 1945년 설립된 대웅그룹은 7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제약기업이다. 대웅그룹은 해방 당시 경남위생시험소에서 일하던 지연삼씨가 일본인 소유 제약업체 ‘가와이제약소’를 인수해 설립한 것을 모태로 한다.

 

이 회사는 1961년 대한비타민산업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같은 해 간장약 ‘우루사’를 출시했다. 1966년 부산 선화약국 약사였던 윤영환 명예회장은 이 회사를 인수한 후 지속적으로 사세를 확장해 자산 총액 2조5000억원 규모의 종합제약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슬하에 장남 윤재용, 차남 윤재훈, 삼남 윤재승, 장녀 윤영 등 3남 1녀를 두고 있다.

 

현재 대웅그룹은 그간 재계에서 일반화됐던 ‘장자승계’와는 달리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를 거둔 삼남 윤재승 회장이 이끌고 있다. 사법고시에 합격에 7년간 검사로 근무한 윤 회장은 1995년 핵심 계열사인 대웅제약 대표이사로 회사에 들어와 경영 수업을 받았다. 그는 2009년 둘째 형인 윤재훈 부회장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겨주고 후계 구도에서 잠시 멀어졌지만 2012년 다시 대표이사로 복귀해 2014년 회장 직에 오르며 경영권을 손에 쥐었다.

 

윤 회장은 지난해 8월 직원들에게 상습 폭언과 욕설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이다. 그는 당시 업무 보고를 하는 직원에게 "정신병자 XX 아니야" "미친 XX네" 등 폭언을 쏟아냈다. 공식석상에서도 "병X XX" "쓰레기 XX" 등 욕설은 물론 "여기서 뛰어내리라"고 말하기도 하는 등 거친 말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의 비판이 쏟아지자 윤 회장은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회사를 떠나겠다”는 사과 성명 발표 이후 돌연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지난해 말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 윤 회장, 지주사 지분 구조 ‘취약’…내부거래로 개인회사 키워 지배력 확보

 

대웅그룹의 지주사인 대웅의 최대주주는 윤 회장(11.61%)이다. 윤 회장은 보유 지분 외에 개인회사인 엠서클(1.77%), 디엔컴퍼니(1.77%), 블루넷(0.26%), 아이넷뱅크(0.16%) 등을 통해 지주사인 대웅과 각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즉 대웅그룹의 지배구조는 ‘윤 회장→대웅→각 계열사’로 이어지고 있다.

 

윤 회장이 과거 보유했던 대웅의 지분 비율은 약 1.5%에 불과했다. 윤 회장의 지분은 지난 2002년 대웅제약이 대웅(지주회사)과 대웅제약(신설회사)으로 인적 분할되면서 급증했다. 그는 회사 쪼개기 과정에서 헐값에 자사주를 사들이고, 자회사 지분을 지주사 주식과 맞교환 하는 등 이른바 ‘자사주 마법’을 통해 불과 2년 만에 지분 비율을 8.11%까지 끌어 올렸다. 이후 지주사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 현재에 이르렀다.

 

윤 회장의 지분 비율은 아직 형제들을 압도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윤재용(6.97%), 윤영(5.42%) 등의 지분 비율도 상당하고, 모친이 이사장으로 있는 대웅재단(9.98%) 또한 향후 경영권 분쟁이 재발한다면 다른 자녀 편을 들 수 있어 확실한 우호지분으로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윤 회장이 비상장사인 개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대웅의 지배력을 간접적으로 보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약품, 화장품류 등의 판매를 목적으로 2001년 설립된 디엔컴퍼니는 윤 회장(34.61%), 블루넷(14.83%), 윤 회장의 부인 홍지숙(9.89%) 등이 지분을 보유 중이다. 블루넷은 윤 회장(53.08%)과 그의 가족(16.8%)이 대주주로 있는 윤 회장의 개인회사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엔컴퍼니가 지난해 대웅, 대웅제약 등을 통해 올린 매출액은 118억원이다. 이는 디엔컴퍼니가 지난해 올린 매출액(594억원)의 약 20%에 달하는 금액이다. 2016년과 2017년 대웅 등을 통한 내부거래 비율도 각각 17%, 27%에 달한다.

 

지난 2008년 디엔컴퍼니의 자본총계는 72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웅그룹과의 내부거래에 힘입어 디엔컴퍼니의 지난해 자본총계는 306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이 회사는 대웅제약과 유사한 업종을 영위하고 있어 ‘회사기회유용’이란 의심도 받고 있다.

 

디엔컴퍼니와 마찬가지로 대웅 지분을 1.77% 보유한 엠서클도 상황은 비슷하다. 병의원 컨설팅 전문업체인 엠서클은 지난 2009년까지 대웅의 자회사였지만 대웅이 회사를 윤 회장 개인에게 넘기면서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였던 이력이 있다.

 

이 회사는 인성TSS가 65.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디엔컴퍼니(26.37%), 블루넷(1.32%) 등이 나머지 지분을 들고 있다. 인성TSS는 윤 회장과 그의 아들 윤석민씨가 각각 60%, 40%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즉, 엠서클도 윤 회장의 이름만 드러나지 않았을 뿐 사실상 그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엠서클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가 대웅그룹과 관계기업을 통해 올린 매출은 136억원이다. 이는 엠서클이 지난해 올린 매출액(478억원)의 29%에 달한다. 2016년과 2017년 내부거래비율도 각각 20%, 25%다.

 

금감원 전자공시스템에서 확인 가능한 엠서클의 가장 과거의 사업보고서는 2013년도다. 엠서클의 지난 2013년 자본총계는 54억원에 불과했지만 5년 후인 지난해 자본총계는 250억원으로 약 5배 늘었다.

 

의약품 구매대행업체 이지메디컴도 대웅이 지난 2012년 윤 회장에게 넘긴 회사다. 당시 이 회사는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대웅의 ‘알짜 자회사’였다. 하지만 서울대치과병원이 계약사무 외부위탁업체 선정 과정에서 이지메디컴과 수의계약을 맺어 필요한 의약품을 구매해온 것이 드러나자 대웅이 지분 매각을 통해 돌연 자회사에서 분리시켰다.

 

이지메디컴은 현재 윤 회장(23.79%)과 인성TSS(15.2%)를 비롯해 서울대병원(5.55%) 등이 지분을 보유 중이다. 윤 회장은 다른 개인회사와 달리 이 회사에서는 매년 배당금을 받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지메디컴은 3년간 약 19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이지메디컴의 순이익 합계는 126억원으로, 연평균 배당성향은 15%에 달한다. 배당금의 40%(8억원)는 윤 회장 주머니로 들어갔다.

신경철 기자 webecono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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