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우리가 배울 문화는 군대조직문화"…내부문건 온라인 유출

  • 등록 2019.04.11 11: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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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지원본부서 작성·배포…'저성과자·불만분자 퇴사 압박' 문건도 유출

 

[웹이코노미=신경철 기자] 최근 ‘저성과자 퇴사 압박’ 논란을 빚은 건설업체 대림산업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로 꼽혔던 ‘군대식 문화’를 옹호하는 내용이 포함된 내부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회사가 임직원들에게 시대착오적 사고관을 주입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최근 임직원들이 가져야 할 사고방식 중 하나로 복종심과 결속력 등을 강조한 ‘임직원들에게 필요한 Mind-set’ 문건을 작성했다. 해당 문건은 저성과자와 회사에 불만을 가진 직원들의 퇴출 방안을 기획한 'Blamer 관리 방안'이란 문건과 함께 온라인상에서 은밀히 퍼지고 있다.

 

해당 문건에는 IMF, 리먼사태 등을 예시로 들며 모든 위기상황마다 우리 힘으로 위기를 극복한 적이 없다고 적혀있다. 대림산업은 “건설사업부가 IMF, 리먼사태 당시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석유화학사업부가 도와주지 못했으면 건설사업부가 위기를 넘지 못했을 것이란 점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건은 “회사의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성과급 등 개인적 이익만 추구한다”고 임직원들을 비판했다. 대림산업이 에쓰오일(S-Oil)로부터 수주한 RUC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문제를 드러내어 해결하기 보다 감추기에 급급하여 문제해결의 골든 타임을 놓쳤다"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은 “공사를 시공하는데 있어 설계가 변경되고 물량이 늘어났을 때 에쓰오일과 미리 협의를 했으면 원가가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건은 이 외에도 플랜트 부문에 대해 ‘매너리즘’, ‘책임회피’, ‘패배주의’로 가득하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문건은 또 우리가 배워야할 문화로 군대조직문화와 도요타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혹독한 훈련도 참아내고 때로는 희생도 감수해야 하며, 공동체를 위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개인의 창의성과 자발성이 강조되는 4차 산업시대에 상명하복식 군대문화를 임직원들에게 주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건의 작성 주체는 경영지원본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건에는 “본부장부터 말단사원까지 인식·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뀌도록 경영지원본부가 책임지고 이끌겠다”고 명시돼있다.

 

한편 해당 문건은 저성과자와 회사에 불만을 가진 직원들에게 어려운 임무를 부여하는 등 압박을 가해 자발적으로 퇴직시키자는 내용을 담은 'Blamer 관리 방안'이라는 문건과 함께 인터넷상에 유포되고 있다. 'Blamer(불만분자) 관리 방안' 문건은 회사에 불만을 가진 직원들에게 어려운 임무를 부여해 자발적 퇴직을 유도하자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신경철 기자 webecono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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