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스폰서 검사' 천성관 변호사 사외이사 선임 논란

  • 등록 2019.03.27 15: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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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변호사, 2011년부터 김앤장 변호사로 근무…'이해상충'·'도덕성' 비판 제기

 

[웹이코노미=신경철 기자] ㈜두산이 오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해상충 우려가 있는 천성관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였던 천 변호사는 재력가로부터 강남 아파트 구매대금과 고급 승용차 등을 받은 의혹이 드러나면서 이른바 ‘스폰서 검사’ 논란이 불거지자 검찰총장 청문회 직후 사퇴한 인물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29일 주총에서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으로 백복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천 변호사를 신규로 선임할 예정이다.

 

천 변호사는 지난 2011년부터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근무 중이다. 그는 2016년부터 2년 6개월 임기로 두산건설 사외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이달 25일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천 변호사는 이번 주총에서 두산의 사외이사로 선임될 경우 공백 없이 지주사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문제는 김앤장이 두산과 그 계열사에 상당히 많은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어 천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이 이해상충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상법 제382조 6항은 ‘회사와 거래관계 등 중요한 이해관계에 있는 법인의 이사·감사·집행임원 및 피용자’는 사외이사를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즉 두 회사 간에 중요한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사외이사를 겸직할 수 없다는 ‘이해상충’ 규정이 명문화 된 것이다.

 

최근 한 금융회사는 사외이사 후보자가 자사의 법률자문·소송을 수행한 사실이 드러나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해상충’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법률회사의 특수관계인이 사외이사를 맡는 것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해칠 뿐 만 아니라 이해상충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는 경영자와 관련 없는 사람이 그 회사의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자의 독단과 부실 경영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천 변호사와 두산그룹 오너 일가는 학연으로 얽혀있다.

 

형제 승계 체제인 두산은 박용현, 박용성, 박용만 전 회장 등과 천 변호사 모두 경기고 출신이다. 학연과 지연 등으로 밀접하게 관계를 유지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천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독립성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민간 의결권자문기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최근 천 변호사와 두산그룹 오너일가와의 학연 문제에 주목해 독립성 결여를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천 변호사의 도덕성도 논란이다. 그는 지난 2009년 검찰총장 청문회 당시 총 재산의 2배나 되는 서울 강남 신사동 아파트(29억원)의 구매 자금 출처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 천 변호사는 지인인 박모씨로부터 무담보로 16억원을 빌렸다고 설명했지만, 같은 날 비행기로 골프 여행을 갔던 사실이 드러나는 등 사외이사로서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천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이유는 아직까진 오리무중”이라며 “통상 사외이사 선임에 그룹 최고위층도 관여하는 만큼 박정원 회장 등의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신경철 기자 webecono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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