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의혹’ 하나금융투자 전 임원, 퇴사 3개월 만에 계열사 부사장으로 영전

  • 등록 2019.03.22 14: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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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이코노미=신경철 기자] 수년 간 직원들에게 ‘갑질’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는 하나금융투자 전직 임원이 최근 하나UBS자산운용 부사장으로 취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직장 내 ‘갑질’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물의를 빚었던 임원을 계열사 부사장으로 이동시키자 부당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불거지는 모습이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계열의 자산운용회사인 하나UBS자산운용은 지난 20일 주주총회에서 신임 부사장에 배기주 전(前)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전무)을 선임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하나금융투자(49%)가 최대주주인 UBS(51%)로부터 지분 전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일부 언론은 배 신임 부사장이 과거 ‘직원들에 대한 폭언’, ‘공금 횡령’, ‘부당 지시’ 등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언론에서 언급한 ‘하나금융투자 A전무의 문제점’이란 문건에는 이 같은 정황과 날짜는 물론 당사자까지 구체적으로 적시돼있다.

 

문건에 따르면 배 부사장은 본인이 재학 중인 부동산대학원 시험과 과제를 수차례에 걸쳐 직원이 대리하도록 지시했다. 또 과거 설 명절 이후 “연휴에 누가 휴가를 가는지 똑똑히 보겠다”며 “금요일이나 연휴에 휴가 쓰는 사람이 잘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암묵적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경고하는 발언을 했다.

 

이 외에도 일부 승진 직원들에게 “이기적인 XX들”이라며 욕설과 고함을 치기도 했다. 휴가자 및 퇴근한 직원을 회사로 다시 소환해 아무런 업무도 시키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을 정수기 옆에서 2시간 정도 가만히 서있게 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배 부사장이 운전기사 뒷좌석에 앉아 휴대전화 메시지로 행선지 변경을 알리고 운전기사가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폭언과 비난을 했다는 증언도 폭로됐다. 그는 하나금융 용역자회사인 두레시닝에서 수십만 원 상당의 주류를 회사 공금으로 구입해 공금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당시 노조 측은 하나금융투자 사장 등 경영진과 수차례 면담을 통해 배 부사장의 ‘갑질 행위’를 전달했지만 사측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배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그룹 인사 당시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3개월 만에 계열사 부사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1년 넘게 표류 중인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에 대한 금융위원회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재개를 대비하기 위해 배 부사장을 발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배 전무가 하나UBS자산운용 부사장으로 이동한 것은 사실”이라며 “과거 갑질 논란 등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고 현재 하나금융투자 소속도 아니라 확인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신경철 기자 webecono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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