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저성과자 퇴출 프로그램’ 가동 논란…노조원들이 타깃?

  • 등록 2019.02.15 13: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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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이코노미=신경철 기자] SK하이닉스가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한 역량향상프로그램(PIP)을 통해 사실상 이들을 강제 퇴출시키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SK하이닉스에서 기술사무직을 대변하는 노조인 ‘화섬식품노조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지회’가 지난해 출범한 이후 사측은 해당 노조원들을 저성과자로 집중 분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15일 노조 및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인사평가에서 2년 연속 하위 등급을 받은 근로자를 대상으로 역량향상프로그램을 운용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2개월간의 교육 기회 제공 등을 통해 업무능력 향상을 목표로 진행된다.

 

문제는 SK하이닉스가 교육을 통한 업무 역량 강화가 아닌 저성과자를 내보내기 위해 형식적으로 역량향상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역량향상프로그램에 참가했던 한 근로자는 “동물의 왕국과 같은 업무와 관련 없는 동영상을 틀어주고 제2의 인생 설계가 중요하다는 교육 등을 받는다”며 “해당 교육은 인간을 정신적·육체적으로 무너뜨리는 반인권적 프로그램”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르면 회사는 3년 연속 하위 등급을 받은 저성과자를 업무능력 향상 교육 기회 제공 및 적합한 업무로의 배치전환을 한 뒤 개선의 여지가 없을 경우 통상 해고가 가능하다.

 

SK하이닉스가 이런 지침을 악용해 일단 저성과자를 역량향상프로그램에 참가시킨 뒤 다시 현업에 복귀한 근로자에게 업무를 주지 않거나 반도체 설계 연구자에게 실험실 청소 등 허드렛일을 시켜 스스로 사표를 쓰게 하거나 해고할 수 있는 명분을 쌓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7년 희망퇴직 거부자와 노조 간부를 대상으로 3년 연속 역량향상프로그램에 참가시킨 SK플래닛 역시 해당 근로자를 상대로 대기 발령이나 전혀 다른 부서로 배치해 ‘무능력자’로 낙인찍은 후 해고를 자행하다 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후 SK플래닛은 역량향상프로그램을 중단했다.

 

SK하이닉스의 주요 타깃 중 하나는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지회’ 노조원들이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지회가 “불합리한 조직문화와 회사의 일방적인 인사평가 제도의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노조원 모집에 나서자 사측에 찍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평가에서 지회간부 13명 중 7명(53%)이 최하위 또는 하위등급으로 분류됐다. 통상 기술 사무직 근로자 중 10% 가량이 하위 등급을 받는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비율이 높다는 지적이다.

신경철 기자 webecono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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