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 김남호 DB손보 부사장, 경영능력 여전히 '물음표'…자질 논란 확산

  • 등록 2019.02.07 14: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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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보 4분기 실적 급락…업계 "후계자 역량 부족하면 그룹 전체 위기"

 

[웹이코노미=신경철 기자]

 

DB그룹 후계자로 낙점된 김남호 부사장이 DB손해보험으로 자리를 옮긴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경영능력에 대한 의심의 꼬리표를 떼지 못한 모양새다.

 

‘여비서 성추행 사건’ 등으로 물의를 빚고 물러난 김준기 전(前) DB그룹 회장과 마찬가지로 김 부사장 역시 실적 부진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31억원, 74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직전 3분기 영업이익 1614억원, 당기순이익 1196억원과 비교해 각각 48.5%, 37.4% 급감한 수치다.

 

자산 기준 업계 3위(약 38조원)인 DB손해보험은 현대해상(약 42조원)을 제치고 2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KB손해보험(약 33조원)에 밀려 ‘빅3’ 유지 또한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DB손해보험은 김 부사장이 지분 8.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김 전 DB그룹 회장(6.65%)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이 지분 23.23%를 보유하고 있다.

 

DB손해보험 측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 등으로 인해 손보업계 전체 영업이익률이 악화됐다”며 “업계 2위 수준인 7246억원(2018년 연간, 연결기준)의 순이익을 기록한 DB손보의 경영실적이 나쁘다는 지적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 별다른 성과 없는 오너 2세, 1년 만에 상무→부사장 초고속 승진

 

1975년생인 김 부사장은 지난 2009년 동부제철 차장으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동부제철에서 인사팀 부장을 맡은 후 지난 2013년 동부팜한농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김 부사장은 2015년 DB금융연구소 금융전략실장(부장)을 맡아 2년 간 근무하다 2017년 상무로 승진했다.

 

같은 해 비서 상습 추행 혐의로 부친인 김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 상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인 2018년 1월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오너 2세에 대한 이 같은 고속 승진은 일반 직장인들 입장에선 '특혜'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기업이 사회적으로도 자질을 공인받는 후계자를 선정해야 승계 정당성을 확보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김 부사장이 그간 경영 수업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김 부사장의 ‘자질론’이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김 부사장이 지난 2015년부터 3년 간 근무했던 DB손해보험 산하 DB금융연구소는 금융계열사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곳이다. 하지만 DB금융연구소가 수립한 전략이 계열사에 구체적으로 적용된 사례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과거 김 부사장의 경영 성과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 부사장이 지난 2013년부터 근무한 동부팜한농(현 팜한농) 또한 2012~2015년 까지 부실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수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전력이 있다.

 

김 부사장에 대한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김 부사장은 과거 차바이오텍 지분 매각 의혹으로 도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차바이오텍이 관리종목으로 편입되기 전 차광열 차병원그룹 회장 사위인 김 부사장은 지난 2018년 1월 보유 중이던 전환사채(CB)를 차바이오텍 주식으로 전환하고 8차례에 걸쳐 처분하면서 19억원가량의 차익을 남겼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차바이오텍이 4년 연속 영업 손실을 담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던 시기와 맞물려 김 부사장이 내부 정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거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내놓고 있다.

 

노조 또한 지난해 4월 기자회견을 갖고 “김 부사장이 차바이오텍 주식을 매각한 것은 차바이오텍이 4년 연속 적자를 내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는 시점과 맞물려있다”며 “상식적으로 내부정보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이미 금감원에서 조사를 마친 사건이고 혐의가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는 입장으로 알려졌지만 김 부사장의 매도 시점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업 승계의 최대 장점은 후계자가 창업주의 기업가 정신·경영 이념을 물려받아 회사를 장수기업으로 이끈다는 것"이라면서도 "후계자 역량이 부족하면 오너 리스크를 초래해 그룹 전체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DB손보측은 “김남호 부사장은 DB금융연구소에서 금융그룹 전체의 중장기 발전전략 업무를 맡고 있다. 회사 경영을 총괄하거나 영업을 담당하는 직위에 있지 않다”며 “김 부사장 때문에 실적이 나빠졌다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신경철 기자 webecono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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