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물과 바람의 도시 '시카고', 불을 만나 건축의 도시가 되다

  • 등록 2018.05.23 22: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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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이코노미=손시현 기자] CHICAGO 물과 바람의 도시 불을 만나 건축의 도시가 되다 불과 물, 바람.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을 이야기하는 것도, 판타지 소설 속 단골 소재를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뮤지컬 <시카고>의 유명한 도시를 수식하는 표현들 중 하나이다. 불이 만들고 물이 키운 도시, 이에 더해 바람이 가장 많이 분다는 낭설이 도는 이 도시는 사실 화려한 건축물로도 매우 유명하다. 각기 다른 형태의 건축물들이 조화를 이루는 시카고의 스카이라인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불과 물, 바람의 도시, 그곳에서 지구상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만나보자. 물과 바람의 도시 시카고 시카고 도심에서 바라보는 미시간 호수는 그 물맛을 보지 않는 이상 바다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크기가 망망하다. 오대호 중 하나인 거대 호수를 끼고 있는 시카고는 윈디시티(Windy City)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은 캐나다 중부 평원지대를 통해 남하하는 북극지방의 한랭기단을 막아낼 지형적 장애물이 없어 바람이 그대로 도달한다. 그야말로 바람이 많이 부는 윈디시티 시카고다. 그래서 겨울철이면 강추위가 몰아친다. 하지만 국립기후자료센터(NCDC)에 의하면 실제로 시카고는 미국에서 바람이 가장 많이 부는 도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카고의 체감 풍속은 매우 거칠게만 느껴진다. 아마 고층 빌딩의 높은 밀집도 사이를 비집고 통과하는 바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날씨와 도시의 구조적 이유 외에도 시카고가 윈디시티로 불리는 이유는 정치인들의 입김이 세서라는 설도 있고 시카고 시민들의 허풍이 심해서라는 설도 있다. 불이 만든 건축의 도시 '물과 바람의 도시'는 여전히 시카고에 자연스레 따라붙는 수식어다. 하지만 불이 없었다면 지금의 시카고는 탄생하지 않았다. 1871년 10월 8일, 19세기 최악의 재해 중 하나인 시카고 대화재가 발생했다. 도시는 약 삼 일간 거센 화염에 휩싸였고, 강한 바람은 불길을 더 멀리 퍼뜨려 17만 5,000여 건물과 100㎞가 넘는 거리를 전소시켰다. 이 화재는 9만 명을 이재민을 만들고 300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나서야 사그라들었다. 모든 것이 소실된 시카고는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가 되었을까? 당대의 유명 건축가들은 모두 시카고로 모여들었으며, 시민들은 공동으로 힘을 모아 즉시 재건 작업을 시작했다. 정부는 불에 쉽게 타는 목재를 대신한 벽돌과 시멘트, 석재 등으로 건물을 짓도록 법을 제정했다. 이렇게 가로, 세로 자로 잰 듯 반듯한 ‘계획도시’는 세계 최초로 시카고에서 시작되었다. 현재 르네상스 건축 양식부터 최신 건축 양식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시카고는 '현대 건축의 박물관'으로 불린다. 시카고는 직각으로 딱 떨어지는 형태의 빌딩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형태와 독특한 건축물들이 빼곡히 모여있다. 연필과 지우개로 불리는 건물, 측면을 깎아 내린듯한 마름모 모양을 하는 건물 등 독특한 외관의 건축물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윌리스 타워 Willis Tower 높이 443m, 건물 꼭대기의 안테나 높이를 더하면 무려 527m에 이르는 윌리스 타워는 시카고의 마천루이다. 반짝이는 검은색 외관으로 시카고 어디에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로봇 청소 시스템을 도입하여 청동색 몸체를 한 빌딩의 외관은 항상 깨끗하게 유지된다. 시카고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만큼 103층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가히 경이롭다.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인디애나, 위스콘신, 미시간 등 주변의 주까지 보인다. 특히, 이곳의 유리 발코니 ‘레지(The Ledge)’에서는 유리로 된 바닥 아래로 400m의 아찔한 높이와 함께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존 핸콕 센터 John Hancock Center 시카고를 가로지르는 시카고 강을 기준으로 남쪽을 대표하는 타워가 윌리스 타워라면, 북쪽에는 존 핸콕 센터가 있다. 존 핸콕 센터는 높이 344m인 100층 건물로 두 개의 안테나까지 포함하면 높이가 무려 457m에 달한다. 완공 당시에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이었고, 시카고에서는 가장 높은 빌딩이었다. 사다리꼴 모양의 개성 있는 건축물은 윌리스 타워를 설계한 파즐라 칸(Fazlur Kahn)의 작품이다. X자 모양의 검은 철골이 인상적인데, 일명 X-브레이싱(X-bracing)이라는 건축 기법을 이용하였다. 이 빌딩은 사무실, 아파트, 쇼핑센터가 함께 들어서 있는 복합 빌딩이다. 시카고 시민들에게는 ‘빅 존(Big John)’이라는 닉네임으로도 불린다. 마리나 시티 Marina City 윌리스 타워가 시카고의 마천루로서 굳건히 자리 잡고 있지만, 건물 외관만으로 더 인지도가 높은 빌딩은 바로 마리나 시티가 아닐까.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두 채의 건물은 거대 옥수수를 연상케 한다. 그 어느 도시에서도 볼 수 없었던 특이한 외관의 이 빌딩의 정체는 무엇일까? 1층부터 18층까지는 주차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주차타워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곳은 산책길, 극장, 체육관, 볼링장, 레스토랑, 상점은 물론 900채의 아파트가 들어 선 주상복합 건물이다. 이 건축물이 지어질 1960년대 당시 도심에서 교외로 대규모 인구이동이 있었다. 이에 건축가 버트란드 골드버그(Bertrand Goldberg)는 도심 안의 도심을 컨셉으로 하나의 건물군 안에서 모든 편의를 볼 수 있는 건축물을 설계했다. 소규모 가구를 다시 도심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한다. 리글리 빌딩 Wrigley Building 시카고 강변의 매그니피션트 마일(Magnificent Mile)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 리글리 빌딩은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매력을 내뿜는다. 건물의 시계탑은 약 6m 정도의 건물 2층 높이이다. 스페인 세비아(Seville)에 위치한 세비아성당의 히랄다(Giralda) 탑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라고 한다. 야간에는 총 116개의 투광조명과 함께 밝게 불을 밝혀 흰색의 아름다운 건물이 더욱 두드러지게 보인다. 이곳은 유명한 껌 회사인 '리글리 컴퍼니' 본사로, '가장 아름다운 초고층 빌딩'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밀레니엄 파크 Millennium Park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있다면, 시카고에는 밀레니엄 파크가 있다. 이곳은 아름다운 고층 빌딩들에 둘러싸여 있는 공원이다. 내부에는 다양한 건축물과 조각작품, 조경 디자인 등이 99,000㎡에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다. 커다란 잔디광장 앞에 차가운 쇠붙이가 춤을 추듯 존재감을 발산하는데 이것은 야외 콘서트 무대이다. 구겐하임 미술관,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등을 건축한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디자인한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Jay Pritzker Pavilion)'이다. 이 공원의 대표적인 조각작품으로는 1,000여 명의 시카고 시민이 스크린에 비치는 재미있는 크라운 분수(Crown Fountain)와 스테인리스 철판 조각품인 구름의 문(Cloud Gate) 등이 있다. .특히, 클라우드 게이트는 365도 그 어디에도 이음새를 찾아볼 수 없는 매끄러운 표면과 강낭콩 모양의 특이한 외형 때문에 '시카고 빈(Chicago Bean)' 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하다. 시카고의 스카이라인과 푸른 하늘이 곡선을 띄며 축소된 채로 이 조형물에 선명하게 비치고 있어,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치 다른 차원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꽤 묘한 기분마저 들게 한다. 건축의 도시 시카고 120% 즐기는 법 시카고 건축 크루즈 투어 (Chicago's Original Architecture Tour)는 시카고 건축 크루즈 투어는 시카고의 건축물을 가장 편하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랜드마크 건축물 이외에도 역사 깊은 건축물을 설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운하를 따라 유명 건축물들을 눈에 담기에도 좋지만, 특히 미시간 호수에서 바라보는 도시 전경이 멋지다. 약 한 시간 동안 시카고 강변과 미시간 호수를 따라 펼쳐지는 건축물들의 향연은 시카고 여행에 정점을 찍는다. WD매거진팀 webeconomy@naver.com
손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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