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대화 움직임 놓고 한반도 주변 4강 속내는?

  • 등록 2018.01.03 1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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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이코노미] 새해 들어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간 대화 움직임에 대해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의 입장은 다양하다.

 

 

 

미국은 대놓고 반대는 못하더라도 불편한 기색이 엿보인다. 중국은 환영하고 있다. 러시아는 아직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북핵문제에 관해선 중국과 늘 공조하고 있는 만큼 환영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역시 공식 입장이 현재로선 없다. 다만, 그동안 북한에 대해 최대 압박을 강하게 요구해온 것을 감안하면 남북간 대화를 적극 환영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美, 내심 불편…대놓고 반대 못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남북간에 대화 국면이 조성된 것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가지면서도 속이 편치는 않아 보인다. 김정은이 신년사를 계기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주도권을 우리 정부에 넘겼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영 마뜩지 않은 듯 하다.

 

 

 

따라서 남북한의 대화에 개입하지 않겠다면서도, 대화를 제안한 김정은의 진정성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북 최대 압박 기조와 한미 공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변화를 통한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계속 최대한의 대북 압박을 가한다는 우리의 대북정책에는 전혀 변화가 없으며, 우리는 이런 목표를 한국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한국 정부의 대북대화 제의를 지지하는지 아니면 언짢게 생각하는지, 남북대화가 한반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 모두 즉답을 피하며 기존 대북정책 만을 재확인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만일 남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선택"이라며, 미국과는 무관한 일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한미 관계를 이간질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자리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데 있어 김정은의 진정성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김정은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낼 용의가 있으며 남한과의 대화를 제안한 데 대해 "미국이 주도한 제재와 다른 압력들이 북한에 큰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북한 군인들이 위험을 무릎쓰고 탈북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과 제재 효과로 평가했다.

 

 

 

이어 "로켓맨이 이제 처음으로 한국과의 대화를 희망하고 있다. 좋은 소식일 수도 있고 나쁜 소식일 수도 있다. 미국은 지켜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현 시점에서 남북대화에 반대했다. 그는 "북한은 원하는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금지하기는데 동의할 때까지는 그것(대화)을 인정(recognize)하지도, 승인(acknowledge)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명화된 세계는 반드시 불량국가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단결해 경계해야만 한다. 우리는 결코 북한의 핵무장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또 다른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그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만약 그 같은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북한 정권에 대응해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일단 환영…남북한이 주도권 쥐는 건 '글쎄'

 

 

 

중국 외교부는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향을 밝힌 데 대해 "좋은 일"이라고 환영하면서 남북간 관계 개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측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적극적인 의향을 밝힌 것을 주목하며, 이는 좋은 일이다"라고 밝혔다.

 

 

 

겅 대변인은 또 "중국은 남북한이 이를 계기로 상호 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 긴장 정세를 완화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을 환영 및 지지한다"고 말했다.

 

 

 

중국 입장에선 남북간 대화를 통해 북핵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사실 큰 부담을 더는 게 된다. 유사시 북중 국경지역에서 북한 난민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하지 않아도 되고, 북미간 전쟁 발발시 어느 편에 서서 어느 정도까지 개입할 것인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북한에 원유 수출을 일부라도 금지하지 않을 경우 보다 무역갈등이 더욱 첨예해질 것이라는 미국의 압박을 감내할 필요도 없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그동안 끊임없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재개를 요구해왔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2일 김정은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한국을 향해 평화의 손길을 내밀면서 남다른 외교 수완을 발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역시 북핵문제 해결 주도권이 남북한에 완전히 넘어가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 일단 남북간 긴장이 완화되면 미국을 설득할 수 있고, 그 지점에서부터 실질적인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본인들이 역할을 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 러시아는 중국, 일본은 미국과 공조할 듯

 

 

 

러시아는 그동안 북미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끊임없이 대화를 촉구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방북 러시아 하원대표단 등은 잇따라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보다 강경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에 동의하기는 했지만, 제재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경고도 계속 해왔다. 따라서 남북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고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는 것을 러시아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 사실상 중국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입장인 셈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북한이 제재 확대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우발적 충돌 우려가 커지자 대화 재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는 입장이 분명하다. 이는 북한이 북핵 동결 또는 폐기 수순으로 가지 않는 이상 남북간 대화 자체를 환영하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뉴시스/webeconomy@naver.com

 

 

 

이선기 기자 webecono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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