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느림의 미학, 부산 태종대 여행

  • 등록 2018.05.1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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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이코노미=손시현 기자] 드넓은 바다와 아름다운 백사장을 보며 지겨운 일상에서의 해방감을 느끼고 싶다면, 혹은 일상에 지친 몸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고 싶다면. 지금 당장 배낭을 챙겨라. 중년들에게는 연인과의 추억이 서린 곳, 젊은이들에게는 시작되는 사랑의 추억을 만들고 싶은 곳, 아이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즐거운 추억으로 남겨질 곳. 이탈리아 남부의 아름다운 해안마을을 연상케 하는 부산 태종대로 떠나보자. ◇ 태종대로 가는 길 부산역을 벗어나면 어떻게 태종대로 가야 할지 고민될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겠지만, 이왕 부산에 왔으니 부산 시티 투어의 자랑이기도 한 오픈 탑 2층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가길 추천한다. 선호도에 따라 2층에 앉으면 부산 경치를 훨씬 즐길 수 있고 버스 모니터에서는 친절하게 부산 주요관광지를 이미지로 알려주며 음성으로 버스를 타고 지나는 곳마다 지명에 얽힌 이야기, 볼거리를 짚어주니 여행의 시작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침 부산 시티투어는 주요 관광지에서 관광객이 자유롭게 승, 하차하는 순환형 코스와 태종대 코스, 1일 1회 운행하는 테마 예약 코스로 나누어져 관광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참고로 시티투어 코스를 소개하자면 순환형 코스는 레드 라인 (부산역 - 해운대), 블루 라인 (해운대-해동 용궁사), 그린 라인 (오륙도-황령산)을 패스 한 장으로 하루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 여행의 시작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든 태종대 입구를 시작점으로 잡는 게 좋다. 참고로 자가용으로 오는 경우 입구 주변 공영주차장에서 시간제가 아닌 저렴한 일일 주차비용으로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다. 태종대 입구에서 내려 조금 올라가면 다누비 열차를 만날 수 있다. 태종대를 즐기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깔끔하게 순환도로를 따라 걷는 방법, 다누비 순환 열차를 이용하는 방법, 그리고 유람선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바다를 더 많이 즐기고 싶다면 유람선 이용을 추천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태종대의 명물인 다누비 순환열차를 타고 여행을 즐기길 권하고 싶다. 관광객이 자유로이 승·하차가 가능하며 원하는 목적지에 내려서 천천히 옛 추억의 낭만을 즐길 수 있으니 운동화는 필수이다. ◇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바다 내음 가득한 태종대는 오륙도와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암석해안의 명승지로 예로부터 시인과 묵객들이 많이 찾았다고들 한다. 가뭄이 들 때마다 동래부사가 기우제를 지낸 곳으로도 유명하며 음력 5월 초 열흘날에 오는 비를 태종우라 불렀다. 영도의 남동쪽 끝에 위치한 태종대는 해발 250m의 최고봉을 중심으로 해송을 비롯하여 난대성 활엽수인 생달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사스레피나무 등 120여 종의 수목이 자생하며 부산 일대에서 보기 드문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으로 된 해식절벽과 푸른 바다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곳이다. 여담으로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 제 29대 태종 무열왕도 이곳 절경에 심취해 한동안 머물며 활 쏘기를 즐겼다고 하며, 태종대라는 이름 역시 여기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 태종대 누비기(태원 자갈마당-구명사-전망대-영도등대-태종사) 태원 자갈마당은 태종대 공원 입구에 자리해 있다. 자갈 사이로 파고드는 파도, 어느새 바다로 다시 떠내려가는 파도가 자갈과 부딪히는 소리를 들어보며 잠시나마 지친 몸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길 추천한다. 다음으로는 구명사라는 작고 아담한 사찰에 들려보길 권한다. 구할 구(求), 목숨 명(命), 절 사(寺), 절 이름 그대로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지어진 절이다. 태종대는 태종대가 공원으로 본격적인 개발되기 전부터 갖가지 사연을 안고 자살바위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 지금의 전망대 휴게소 절벽이 바로 그곳이다. 안타까운 선택을 한 이들이 새로운 삶을 살도록 보살펴 주고 이미 죽은 자들에게는 명복을 빌어주고자 자살바위 근처에 천막으로 절을 지은 게 시작이었다고 한다. 이후 불도를 설득하여 자살을 예방하고 고혼을 달래다 1969년 해안작전도로 개설 시에 순직한 육군 제1203 건설공병단 장병 네 사람의 영령을 봉안하기 위해 지난 1976년에 군 지원으로 건립되었다. 현재는 산수가 수려한 인근 계곡으로 옮겨 지금도 그때의 영혼을 위로하고 있다. 순환 관광의 중간지점인 전망대에 도착하면 인자한 모습으로 두 자녀를 품고 있는 모자상이 시야에 들어올 것이다. 전망대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전망대 3층에는 부산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한류스타 최지우가 직접 부산 관광 명소를 돌며 촬영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Jiwoo Love Story in Busan'이라는 테마로 총 31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전망대의 수평선 너머로는 오륙도가 가깝게 보일 것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56km거리인 일본 쓰시마 섬도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다고 한다. 붉은 아치형 조형물 뒤로는 100여 년을 훌쩍 넘긴 영도등대가 가파른 해안절벽 위에 우뚝 서 있다. 영도등대는 바다와 등대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종합해양문화공간으로, 건물의 안팎과 옥상까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관광객들에게 개방돼 있다. 등대 아래에는 자연사박물관을 비롯해 카페들이 자리해 있어 아이들도 즐기며 구경할 거리가 충분하다. 등대 앞에서는 바다를 상징하는 인어상을 만날 수 있으며 깎아 세운 듯한 절벽과 기암괴석 사이로 신선대 바위와 망부석, 주전자 섬이라 불리는 생도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등대 오른쪽에 위치한 신선대는 평평한 바위 위에서 신선들이 노닐던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옛날에는 태종대가 신선대라 불렸지만, 오늘날에는 오른쪽 대를 신선대, 왼쪽 대를 태종대라 부르고 있다. 신선바위가 있는 평평한 암석 위에 외로이 서 있는 돌이 망부석이라 불리는 돌이다. 왜구에 끌려간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던 여인이 일본 땅이 보이는 이곳에서 남편을 기다리다 돌로 변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그 자태가 보는 이로 하여금 애틋함을 자아낸다. 신선대 위 공룡발자국, 신선대 아래 해식동굴, 신선대 침식과정을 짐작하게 하는 기암괴석을 보는 묘미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태종사는 다누비 열차의 마지막 코스다. 태종사 경내는 약 16종 3,000여 그루의 수국 꽃나무가 군락을 지어 개화기인 6월부터 9월까지 만개를 이룬다. 꽃 가꾸기를 좋아하는 도성 큰스님이 나라 안팎에서 받아온 씨앗을 태종사에 심고 가꾼 것이 우리나라 제일의 수국 군락지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태종대의 절경과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니 꽃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매년 7월 초에 펼쳐지는 수국 축제에 가길 추천한다. 이렇듯 시작점을 기준으로 둥글게 한 바퀴 돌면서 태종대 곳곳을 관람할 수 있다. 앞서 제시한 세 가지 방법 중 어느 것을 선택한다고 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바라만 보아도 힐링이 되는 곳 태종대. 9월 초순에 태종대를 찾아 태종사의 수국축제의 마지막 운치를 즐기고 시간에 맞춰 10월 1일부터 열리는 부산 국제영화제에 맞춰 남포동에서 영화를 보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푸른 산, 자갈밭이 펼쳐진 환상적인 태종대에서 자신만의 낭만을 누려보자. WD매거진팀 webeconomy@naver.com
손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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