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노조위원장 강성계열 당선 후폭풍...황창규 회장 체제 좌불안석?

  • 등록 2017.11.29 17: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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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용 당선자, 노조 선거 결과와 관련 "현재 황창규 회장에 대한 불만이 일부 포함돼 있다" 주장...사 측 "모두 사실 아니다" 짤막한 입장 밝혀

[웹이코노미=채혜린/하수은 기자] KT 노조 선거 결과 강성계열의 후보가 본사지방본부위원장에 선출되면서 향후 황창규 KT 회장 체제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17일 치러진 KT 노조 선거에서 중앙노조위원장과 본사지방본부위원장 등 12개 지방본부위원장이 새로 선출됐다. 아울러 21일에는 전국 252개 조직단위 지부장 선출을 모두 완료했다.

 

 

 

이번 선거에서 눈에 띄는 건 본사 지방노조위원장에 강성의 ‘민주동지회’(민동회) 계열 후보가 선출됐다는 점이다.

 

 

 

민동회는 지난 1994∼96년 KT(당시 한국통신) 노조를 이끌었던 조직으로 통신사로는 처음으로 파업까지 벌일 정도로 강성이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국가 전복 세력’으로 지목했을 정도였다.

 

 

 

본사지방본부위원장에 선출된 민동회 사무국장 출신의 정연용 당선자는 12개 지방본부위원장 중 유일하게 소속 조합원으로부터 과반 이상(50.5%)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민동회 출신이 위원장에 선출된 것은 지난 2001년 김영구 서울지방본부위원장 이후 16년만이다.

 

 

 

본사 지방본부 조합원들의 구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서울 광화문 본사 건물과 경기도 분당 건물 그리고 우면동 연구개발본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4500여명이다. 이들은 전체 투표가능 조합원 1만 8000여명 중 25%를 차지하는 12개 지방본부 중 가장 큰 조직이면서 회사를 이끌고 있는 핵심인력이다. 때문에 이번 노조 선거 결과에서 민동회 계열의 후보 당선이 KT 내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KT 안팎에서는 조합원들이 정 당선자를 선택한 것을 두고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황창규 회장에 대한 불신임의 표시가 아니냐는 얘기가 회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비록 13대 KT 중앙위원장 선거에서는 대구지방본부위원장 출신의 김해관 후보가 68.3%의 지지를 받아 새 위원장에 선출됐지만 민동회 계열 이상호 후보가 30.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전했다는 게 노조의 시각이다. 역대 중앙위원장들이 90.9%(11대), 71.4%(12대)의 높은 득표로 선출된 사례만 놓고 보더라도 KT 내의 기류 변화를 읽을 수 있다는 것. 아울러 이 후보는 선거조직과 예산 등에서 열악함에도 예상 보다 높은 득표를 차지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정연용 당선자는 지난 28일 <웹이코노미>와의 전화통화에서 “KT노동조합의 역사가 그간 회사 친화적인 노조가 장악해왔다. 기존 노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노조원들이 새롭게 선택을 한 것”이라며 “현재 황창규 회장에 대한 불만이 일부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언론이 제기하는 ‘강성 노조’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민주노총(에 가입된 노조) 이기 때문에 강성이란 표현을 쓰는 거 같다. 기본에 충실한 노조 역할을 하려는 것인데, 어떻게 강성이라고 표현하나”라고 반문하며 “기존 노조가 노조원을 위해 일했다기보다 황창규 등 사 측을 위해 일했기 때문에 이제 노조의 역할을 하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 당선자는 지난 6일 KT민주화연대 측이 황창규 회장을 포함해 관리자 5명을 노조 선거에 개입하는 등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한 것에 대해 “황창규 회장이 최종 승인을 한 것으로 보이는 특정 후보를 미는 선거 개입이 있었다고 본다. 관련해 회사 측 노사 담당자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그런 의혹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사의 선거 개입을 뒷받침할 증거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회사 측이 관리자는 물론 일반 직원들까지 노조 관련 동향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관리해 흠결이 발견되면 인사 등에서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맞다. 민주노조 계열이 추천을 받거나 선거 참관을 하거나 한 노조원은 인사상 원치 않는 발령을 받거나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았었다”고 주장했다.

 

 

 

정 당선자는 향후 계획과 관련 “이제 노조 본연의 활동을 하려고 한다”며 “그러나 현재 나 혼자다. 과거에는 이 1명마저도 없었다. (힘이 작아서) 전체 노조를 좌지우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지방본부위원장으로 관련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활동을 해나겠다”고 밝혔다.

 

 

 

정 당선자의 주장에 대해 KT 관계자는 <웹이코노미>와의 전화통화에서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짤막한 답변만 내놨다.

 

 

 

한편 황창규 회장은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으며, 임기는 오는 2020년 3월까지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 꾸준히 연루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지난 9월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꼽히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과 골프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황 회장은 현재 KT 노조(제2노조)에 의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등과 관련해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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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영 기자 webecono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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