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lip-Chip Ball-Grid Array, FC-BGA)는 고부가 반도체 기판이다. 각종 연산기능을 수행하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AI칩 등 반도체 칩이 들어가는 전자기기에 폭넓게 적용된다.
데이터 처리량 증가, 반도체 프로세싱 속도 증가 및 저전력 반도체 니즈 확대에 따른 고사양 반도체 기판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FC-BGA가 기존 반도체 기판보다 면적이 넓고, 층수가 많아진 이유다. 이를 구현하려면 최상위 수준의 설비, 기술이 요구돼 FC-BGA는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FC-BGA를 회사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국내 대표적 기업이 LG이노텍(CEO 문혁수)이다.
LG이노텍은 FC-BGA 생산 허브인 구미 ‘드림 팩토리(Dream Factory)’를 지난 17일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LG이노텍은 2022년 FC-BGA 사업 신규 진출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LG전자로부터 구미4공장을 인수해 ‘드림 팩토리’를 구축하고, 지난해 2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FC-BGA와 같이 고난도 초미세 공정을 요하는 반도체 기판 제품의 경우 아주 조그마한 이물질도 품질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생산과정에서 사람과 제품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대해 LG이노텍은 "‘드림 팩토리’에 100%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드림 팩토리’에서 실제 사람을 마주치는 일은 드물다. 장비 유지 및 보수 등 필수 인력 외엔, 10여 단계에 걸친 FC-BGA 공정 및 물류 프로세스가 모두 무인화 체계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LG이노텍은 50년 동안 이어온 기판소재부품사업을 통해 초미세회로, 고집적·고다층 기판 정합(여러 개의 기판층을 정확하고 고르게 쌓음) 기술 등 고부가 반도체 기판 핵심 기술을 축적해왔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LG이노텍은 지난해 말 북미 빅테크 고객향 PC용 FC-BGA 본격 양산에 돌입한 데 이어, 최근 글로벌 빅테크 고객 추가 확보에 성공했다. 올해 PC CPU용 FC-BGA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르면 2026년 서버용 FC-BGA 시장 진입 등 하이엔드(High-end)급 FC-BGA 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빅테크 고객들과 협력, 차세대 기판 기술 선행개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LG이노텍은 미세 회로 패턴을 기판에 직접 새기는 ‘재배선층(RDL, Re-Distribution Layer) 기술’, 소자를 기판에 내장하여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소자 임베딩 기술’, 대면적 기판 구현 시 휨 현상을 방지하는 ‘멀티레이어 코어(MLC, Multi-Layer Core)’ 및 ‘글래스 코어(Glass Core, 유리기판) 기술’ 등을 오는 2027년까지 내재화한다는 계획이다.
후지카메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2022년 80억달러(약11조6,912억원)에서 2030년 164억달러(약 23조9,669억원)로 두 배 넘게 성장할 전망이다.
강민석 기판소재사업부장(부사장)은 “LG이노텍은 최첨단 ‘드림 팩토리’를 기반으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FC-BGA 생산을 지속확대해 나가며, 2030년까지 FC-BGA 사업을 조 단위 사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