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산업포럼] 3.7%가 품은 가능성, '콘솔 게임' 리플레이

  • 등록 2020.09.18 18: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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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이코노미=송광범 기자]

 

"콘솔 게임 매출의 성장률만 2년 연속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19년 대한민국 게임산업백서>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콘솔 게임의 가능성을 점첬다. 콘진원은 백서 총론에 "콘솔게임의 2018년 성장률은 41.5%로 나타났다"며 "PC 게임 매출의 성장률은 10.6%, 모바일 게임 매출의 성장률은 7.2%였고, 아케이드게임과 PC방 매출 성장률은 모두 3% 수준을 유지했다"고 적었다. 2017년에도 콘솔 게임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42.2% 성장했다. 2년 연속 고공 성장행진을 한 부문은 콘솔 게임이 유일하다.

 

▲ 점유율 3.7%가 품은 가능성

 

 

성장률과 점유율은 다르다. 2017-2018년 닌텐도 스위치와 <배틀그라운드> 등 콘솔 타이틀이 등장하며 국내 콘솔게임 시장은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전체 매출액 점유율은 3.7%에 그쳤다. 2017년 2.8%에서 0.9% 올랐지만 PC게임이나 모바일 게임 등 골리앗에 비하면 다윗이다. 2018년 PC게임과 모바일 게임은 각각 35.2%와 46.6%를 차지했다. 매출액도 당연히 10배 이상 차이난다.

 

이동현 IGN코리아 대표는 다윗에 배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콘솔게임이 충분히 매력있는 시장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2020 콘텐츠산업포럼'에서 "(콘솔시장에는) 발매된 게임 수가 적다"며 "신작이 묻힐 확률이 낮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시장에는 이미 게임 수 십만 개가 나왔다. 개발 엔진이 무료로 풀렸고, 개인 개발자도 그 만큼 늘었다. 콘솔 게임은 수 천개 수준이다. 또 콘솔게임은 디바이스와 함께한다. 6월 닌텐도 타이틀 <동물의 숲> 대란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사람들은 <동물의 숲>을 하려고 닌텐도를 샀다. 올해 상반기에는 일본 불매운동 바람이 불었지만, 닌텐도는 1·4분기에만 8만 2,000여 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어난 규모다.

 

다소 거칠게 가정한다면, 콘솔 타이틀을 글로벌로 진출시키는 전략도 점칠 수 있다. 콘솔 디바이스 Xbox와 플레이스테이션은 2000년대 초반에만 수 천만 대가 팔렸다. 2009년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360 전 세계 판매량이 2,800만 대가 넘었다고 발표했고, 소니도 2008년 PS3 보급대수가 1,700만 대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닌텐도도 같은 해 Wii 판매량이 약 3,500만 대라고 전했다. 2018년 미국 시장분석기관 NPD 그룹은 미국인 게이마 43%가 콘솔로 게임을 즐긴다고 조사했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같은해 유럽 ISFE도 콘솔 게이머가 전체의 50%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2019년 국내 콘솔 게이머는 전체 13.3%에 불과했다.

 

올해 글로벌 개발 플랫폼 기업 유니티는 PC와 콘솔게임 일일 사용자 수가 지난해 대비 46% 늘었다고 분석했다. 2019년 글로벌 게임 시장은 약 1,520억달러다. 이 중 콘솔게임은 479억달러로 32%를 차지한다. 같은 해, 세계영화산업규모가 422억달러, 음악산업규모가 202억달러였다. 숫자로만 읽으면, 콘솔을 즐기는 모수가 충분히 많다는 의미다.

 

이 대표가 "신선한 게임이라면 언제든지 열광할 팬덤이 있다"고 설명한 배경에도 이러한 이유가 있다. 완성도 높은 빌드를 갖추면 판돈을 걸어볼 수 있는 시장이다.

 

▲ 콘솔이 한국에서 힘쓰지 못한 이유는 '불법 복제'

 

물론 '불법복제' 하나로 콘솔게임이 한국 시장에서 부진했던 이유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콘솔게임이 파이를 키우지 못했던 이유를 불법 복제로 읽어보는 작업은 의미있다. 콘솔게임만의 고충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주요 개발사들이 콘솔게임 개발을 공식적으로 여러차례 발표한 시기는 2000년대 초다. 2006년 넥슨은 <마비노기> Xbox360 판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NC소프트도 <블레이드&소울> 콘솔판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2011년에는 다시 넥슨이 <던전앤파이터> Xbox360 버전을 대중에 알렸다. 당시 콘솔게임 개발을 관통하는 흐름중 하나는 '자체IP를 활용한 라이브 게임'이다. 라이브 게임은 다양한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만나며 실력을 겨루는 상황이 잦다. 밸런스를 조정하기 위한 업데이트도 잦아야 한다. 하지만 서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가 관리한다. 업데이트를 치러야 하는 과정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콘솔게임이 개발, 운영, 접근성 등 문제로 '스텐드 얼론(Stand alone)' 위주 사업전략을 구사했던 이유다.

 

문제는 '스텐드 얼론' 게임은 속칭 '커펌'을 받으면 곧장 플레이 할 수 있었다. 물론 불법이었다. 커펌을 받은 콘솔을 사면 USB나 칩에 거의 모든 타이틀을 불법으로 받아 사실상 돈을 안 내고 플레이할 수 있었다. 2010년 넥슨이 개발한 닌텐도 <메이플스토리DS>가 대표 피해사례다. 넥슨은 이 게임에 3년동안 개발인력 20여명을 투입했다. 국내 유명IP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했던 게임이었다. 계획은 출시 1주일 만에 불법 복제로 무너졌다. 불법 유포에 가담한 이들은 닌텐도 저작권보호장치를 무력화시키는 칩 R4와 DSTT로 메이플스토리DS를 유포했다.

 

당시 메이플스토리DS 개발을 총괄한 김형노 팀장은 "불법파일 유포로 개발진들의 의욕마저 꺾인 상황"이라고 참담한 마음을 표현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솔게임

 

 

국내 게임 개발사들은 다시 콘솔게임에 도전하고 있다. NC소프트는 올해 11월 신작 음악게임 <퓨저>를 발표할 계획이다. NC소프트의 첫 번째 콘솔게임이다.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는 콘솔을 염두한 게임 '프로젝트 TL'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NC소프트는 '2018 NC 디렉터스 컷에서 "PC나 콘솔, 모바일을 모두 아우르는 멀티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IP로 <카트라이더 : 드리프트> 콘솔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에 이어 <카트라이더>로 콘솔 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이다. 넷마블도 올해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닌텐도 스위치 게임 <세븐나이트 타임 원더러>를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일게이트도 <크로스파이어 X>를 Xbox 게임으로 제작하고 있다.

 

2020 콘텐츠산업포럼에서 이 대표가 말했 듯, 우리나라도 콘솔 시장 진출은 아직 늦지 않았다. 이 대표는 그는 ““메이저 업체들도 지금보다 좀더 과감한 투자와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맺었다.

송광범 웹이코노미 기자 webecono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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